中-日정상 APEC서 35개월만에…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도 시사 아베, 관계개선 위해 자세 낮춰… 한국, 외교적 고립 맞을 우려도
시진핑 주석
아베 총리
양국 공식 정상회담은 2011년 12월 후진타오(胡錦濤)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당시 일본 총리가 만난 이후 약 3년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의 외교 칙사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일본 국가안전보장국(NSC) 국장은 6일 중국을 방문해 양제츠(楊潔지)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만나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막판 조율을 했다. 그 결과 양국 정부가 7일 오후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한 합의’ 4개 항을 동시에 발표했다.
합의문은 외교적 수사로 포장했지만 중국이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해온 2개 항목을 사실상 모두 반영해 중국의 승리로 풀이된다. ‘양국 관계에 영향을 주는 정치적 장애를 극복해 나간다’고 한 것은 중국 요구대로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중단을 약속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센카쿠 열도에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한다’는 부분은 센카쿠 열도에 영토분쟁이 있음을 인정하라는 중국 요구를 일본이 수용한 것이다.
그동안 중일 정상회담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해온 한국은 상당한 외교적 도전에 맞닥뜨리게 됐다. 특히 일본은 중국과 달리 한국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강경 자세를 굽히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동북아시아에서 한국이 외교적 고립에 빠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APEC 주최국인 중국의 정상이 손님인 일본 정상을 만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지 않느냐. 한일 정상이 만나려면 일본의 책임 있는 행동이 있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