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찾은 朴대통령/여야 지도부와 회동] 무슨 얘기 오갔나
시정연설 마친뒤 악수 박근혜 대통령(오른쪽)이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정의화 국회의장과 악수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연설 뒤 여야 의원들과 악수를 나누면서 퇴장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오락가락 브리핑
이날 낮 12시 반 새누리당 주호영, 새정치민주연합 백재현 정책위의장이 회동 결과를 브리핑했다. 15개 항목으로 정리해 구체적으로 설명했지만 개헌 부분은 없었다. 브리핑 뒤 기자들이 물었을 때도 두 사람은 “개헌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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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당 정책위의장의 공식 브리핑을 두고 새정치연합 일각에서는 “너무 여당에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보인다”는 불만이 나왔다고 한다. 이에 김 대변인이 나서서 공무원연금 개혁 등에 대한 야당 지도부의 발언과 의미를 추가로 소개하는 과정에 개헌 논의가 있었다는 점까지 공개했다는 것이다. 야당 지도부가 언급한 개헌을 굳이 감출 경우 박 대통령의 개헌 논의 자제 요청을 수용한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이 오후 3시경 반격에 나섰다. 박 대변인은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가 개인 의견으로 개헌 얘기를 조금 했다”며 “이 원내대표가 ‘논의할 사항이 많은 만큼 개인적 얘기는 적합하지 않으니 개헌 논의는 없었던 걸로 하자’고 제안했고, 그 자리에서 모두 동의를 받아서 정리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후 문 위원장이 개헌론을 언급했다고 공식 확인했다.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우 원내대표가 먼저 개헌 필요성을 역설한 뒤 문 위원장이 거들면서 “30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이야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이 없었다고 한다.
당초 양측 모두 “개헌 언급은 없었다”고 입을 맞췄다가 이후 새정치연합에서는 “문 위원장이 개헌 이야기를 했다”고 하고, 새누리당에서는 “우 원내대표가 개인적 의견을 말했다”라고 말해 혼선이 빚어진 것. 개헌론의 파장을 우려해 대화 내용을 덮으려다 오히려 파장을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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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회동에선 뜨거운 쟁점인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야당 지도부는 “재난을 관장하는 컨트롤타워를 청와대에 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국회에 계류 중인 현안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달라고 여야 지도부에 주문했다. 한-캐나다,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해 시장 선점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국회에서 조속히 비준동의안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박 대통령은 “깨끗한 공직사회를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소위 ‘김영란법(부정청탁금지 및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을 국민 눈높이에 맞게 통과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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