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렁이는 한반도 정세]그린 前 백악관 선임보좌관 인터뷰
마이클 그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사진)은 27일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박 대통령과의 (7월) 정상회담에서 THAAD의 한반도 배치는 불가하다고 직접 요청했다고 들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그린 전 보좌관은 “내가 직접 만나본 중국 현직 관리들도 ‘한반도에 THAAD 배치는 안 된다’고 밝혔다”면서 “THAAD의 한반도 배치는 북한 위협에 대한 한미 동맹 차원의 문제지만 (중국의 반대로) 전략지정학적 이슈가 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중국이 한미 동맹 사안에 대해 ‘뭘 할 수 있고, 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이를 한국이 받아들이는 모양새를 취하면 (미국에) 매우 좋지 않은 시그널을 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THAAD 배치는 한국의 북한발 위협 대응에 필요하느냐가 결정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유감스럽게도 중국이 한미 동맹에 간섭(interfering)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광고 로드중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THAAD와 관련된 사항은 한미 간에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았다는 점만 강조하고 있다. THAAD 문제를 뒤로만 밀어 놓고 부인하기보다는 전략적인 접근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린 전 보좌관은 최근 북한의 대화 공세에 대해 “북한이 핵시설 사찰을 허용한다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고 밝혀 최근 관련된 북-미 간 물밑 대화가 오갔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그는 “북측의 핵시설 사찰 허용은 비핵화 조치가 아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읽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정안 기자 j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