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경찰서는 전국 최초로 경찰과 학원이 함께 합동순찰에 나서고 있다. 특히 태권도복을 입은 태권도장 관장과 학생 단원들이 함께 “학교폭력 물러가라”를 외치고 있며 순찰을 돌고 있다. 전영한기자 scoopjy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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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복에 불량학생 퇴치 효과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
서울 강동구에서 태권도학원을 운영 중인 이기성 관장(41)은 일주일에 두 번씩 야심한 밤에 태권도복을 입고 학원 근처 골목을 돌아다닌다. 태권도복 위에 걸친 조끼에는 경찰의 독수리 마크가 찍혀 있다. 후미진 골목은 불량학생들의 '아지트'로 사용될 때가 많다. 이 때문에 그는 자신의 학원 강사들과 함께 주기적으로 골목을 순찰하며 학생들의 통학로 안전 확보에 힘쓰고 있다. 그는 "태권도 사범들이 검은 띠까지 두르고 순찰에 나서면 담배를 피우며 골목을 장악했던 불량학생들이 슬금슬금 도망간다"며 "학생들이 '선생님 덕분에 무서운 형, 누나들이 사라졌어요'라고 말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관장을 포함해 강동구 학원연합회와 태권도협회 소속 학원 강사 370명은 올해 5월부터 서울 강동경찰서와 '제자·또래 안전지킴이단' 협약을 맺고 주 2회 합동순찰을 벌이고 있다. 일주일에 한 번은 경찰과 함께 순찰을 도는 방식이며 때때로 학생들이 강사와 함께 순찰에 나서기도 한다. 경찰이 사교육 기관과 연대해 지속 순찰 활동을 시작한 것은 강동경찰서가 처음이다. 김호영 강동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가 주로 학원이 끝나는 야간에 벌어진다는 점에 착안해 이 같은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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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