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강정호(왼쪽)가 2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 6회 무사 1·2루서 넥센 이성열의 적시타 때 홈으로 파고들다가 LG 포수 최경철과 충돌하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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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회말 선두타자 진루에 절묘한 홈 슬라이딩
합의판정서도 모두 승리…역전 발판 만들어
시즌 40홈런, 117타점, 장타율 0.739라는 괴력을 보여준 넥센 강정호(27)는 재치 있는 게임메이커 역할을 했던 전설적인 선배 유격수들과는 스타일이 완전히 다르다. 김재박 전 LG 감독, 류중일 삼성 감독, 이종범 전 한화 코치, 유지현 LG 코치 등은 모두 뛰어난 타격도 있었지만 영리한 플레이와 빠른 발로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유격수들이었다.
한국프로야구 유격수의 새로운 시대를 연 강정호는 27일 목동에서 열린 LG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국보급 유격수 선배들처럼 재치 넘치는 날렵한 주루로 넥센의 극적인 역전극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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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양상문 감독은 즉시 합의판정을 요청했다. 중계방송은 강정호가 홈을 지키고 있는 최경철의 양 다리 사이로 왼쪽 팔을 집어넣으며 블로킹을 피해 절묘하게 홈 플레이트를 손으로 찍는 장면을 잡아냈다. 심판합의판정의 결과도 역시 세이프였다. 전성기 이종범 전 한화코치가 종종 보여줬던 홈 슬라이딩이 떠오르는 재치 만점 활약이었다.
득점 후 최경철의 다리에 머리를 부딪친 강정호는 잠시 고통스러워했지만 교체 없이 다음 이닝 수비를 소화했다. 강정호는 시즌 3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주력을 자랑하지는 않지만 야구 IQ가 높은 유격수 DNA는 큰 경기에서 빛났다. 넥센의 6회 대역전은 이어진 찬스에서 대타 윤석민의 3점 홈런으로 마무리됐지만 이보다 앞서 경기 흐름을 발로 완전히 뒤바꾼 활약이었다.
목동|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