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유럽 전자가격표시기 시장 공략 강화
삼성전기 ESL이 설치돼 있는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심플리 마켓’ 직원이 단말기를 통해 가격정보를 바꾸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심플리 마켓에 설치돼 있는 가격표는 일반 종이나 플라스틱에 적혀진 가격표와 다르다. 소형 디스플레이인 전자가격표시기(Electronic Shelf Label·ESL)로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해 매장 내 상품정보를 중앙서버에서 관리해 가격정보를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제품 관련 정보를 표시해줄 수 있다.
나보니 씨는 “직원 2명이 하루 평균 두세 시간씩 매달려야 했던 ‘번거로운 업무’가 8월 삼성전기가 생산하는 ESL을 설치한 뒤로는 10∼15분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ESL를 도입한 뒤 슈퍼마켓 운영체제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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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는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월드리테일콩그레스(WRC)’ 행사 중 전시관을 설치해 다양한 종류의 ESL 제품을 선보였다. 삼성전기 제공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유통업체들 사이에서 ESL 도입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유럽 에서는 유통기한, 가격, 원산지, 제조사, 칼로리, 종교적으로 처리된 음식 인증 같은 주요 정보를 일정 규격에 맞춰 자세히 표기하는 문화가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다.
서용훈 삼성전기 유럽판매법인 부장은 “잦은 식품정보 변경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과 노동력을 줄이기 위해 ESL을 도입하려는 유통업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L을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삼고 있는 삼성전기가 유럽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일까지 파리에서 열린 ‘월드리테일콩그레스(WRC)’에 최치준 사장을 비롯해 주요 관계자를 대거 파견했다. 최 사장의 경우 한국 전자기업 최고경영자(CEO)로는 처음으로 WRC에서 연설을 하기도 했다. 한국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WRC 행사장에 전시관을 설치해 프랑스 카르푸와 독일 메트로 같은 유럽지역 유명 유통기업과 제품 공급을 논의했다.
○ ESL 부문에서 시장 선도자 역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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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사장은 “ESL의 경우 일본 기업을 비롯해 유명 전자부품 기업들이 아직 활발히 진출하지 않은 분야”라며 “삼성전기가 시장 주도권을 잡고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게 상대적으로 수월한 분야”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삼성전기는 ESL에 디자인적 요소도 적극 반영할 방침이다.
최 사장은 “ESL은 소비자들에게 제품정보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만큼 일반 소비재처럼 사람들의 눈길을 끌 수 있어야 한다”며 “다양하고 세련된 색깔, 모양, 그래픽 등을 대거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전자부품 업체로는 드물게 올해 8월 수석급 디자이너 1명을 포함해 총 4명의 디자이너를 영입했다. 조만간 디자인팀도 정식으로 발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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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