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취재 왕초보 주애진의 ‘인천 프리즘’]
기쁨의 눈물은 모두를 벅차게 했다. 정상에 서기까지 선수들이 겪었을 마음고생과 힘든 훈련이 겹쳐 보였다. 2일 20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오른 여자 농구 대표팀은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울음을 멈추지 못하던 맏언니 이미선(35)은 “힘들었던 시기가 주마등처럼 지나갔다”며 울먹였다. 경기장에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의 감동은 보는 이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금메달을 따고도 미안함에 눈물지어야 했던 선수도 있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최다 금메달에 빛나는 볼링 대표팀 이나영(28)이다. 4관왕에 오른 그는 볼링 여자 개인종합에서 세 번째 금메달을 땄던 지난달 30일 눈시울을 붉혔다. 같이 뛴 동료들에 대한 미안함 때문이었다. 그는 같은 날 열린 5인조 경기에서 동료들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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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눈물은 비인기 종목 선수들이 흘린 ‘서러운’ 눈물이다. 지원도 관심도 없이 열악한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는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채 퇴장해야 했던 선수들은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다.
두 차례의 예선에서 모두 패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카바디 여자 대표팀이 그랬다.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허무하게 끝났다. 너무 울어서 눈이 부은 대표팀 신소민(21)은 “1년간 고생하면서 다 같이 준비했다. 언니들 모두 허리디스크 통증도 참아가며 열심히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선수들은 울면서도 서로의 어깨를 토닥였다.
승자보다 패자의 눈물이 더 진한 법이다. 아시아경기도 이제 막바지에 이르렀다. 훗날 2014년 인천을 생각하면 어떤 것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될까. 아무래도 메달보다는 눈물일 것 같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