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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광객 절반으로 뚝… 국경절 특수 실종

입력 | 2014-10-02 03:00:00

[홍콩 ‘우산혁명’]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면서 중국 국경절 황금연휴(1∼7일) 특수를 기대했던 홍콩 경제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1일 홍콩 중심가인 센트럴의 한 의류매장 점원은 “티셔츠를 두 벌 사면 원래 가격의 반값에 주는 세일을 하고 있는데 기대만큼 매출이 늘지 않는다. 중국 본토에서 온 손님들이 줄었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인근 전자제품 상가의 매니저 리청파이 씨는 “지난 주말 수입이 평소보다 20% 줄었다. 이번 시위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발생 때처럼 사람들이 홍콩을 멀리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해마다 국경절이면 중국인 쇼핑객들이 밀려들던 센트럴 일대는 현재 최소 12개 도로가 봉쇄됐고 상당수 귀금속과 명품 상점들도 만일의 사태를 우려해 문을 닫았다. 홍콩 여행사협회 리키체캄팅 회장은 “올해 국경절 연휴의 본토 관광객은 지난해(92만 명)의 절반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광둥(廣東) 선전(深(수,천))의 한 여행사는 홍콩행 단체 여행객이 작년보다 22% 줄었다고 전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홍콩의 민주화 시위가 반중 시위의 성격을 띠고 있다며 “홍콩에 가면 보통화(표준말)를 어눌하게 해서 신분을 감추라”는 말까지 나돌고 있다. 베이징(北京)에서 온 한 30대 여행객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홍콩의 명물인) 트램을 탈 수도 없고 일부 가게가 문을 닫아 실망했다. 돈을 쓸 만한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한편 홍콩의 한국총영사관은 한국인 여행객들이 신변에 문제가 생기거나 시위로 곤란한 상황에 놓이면 영사콜센터(서울 2100-0404)로 즉시 연락하라고 당부했다.

홍콩=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