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는다는 착각/니컬러스 애플리 지음/박인균 옮김/335쪽·1만4000원·을유문화사
여자의 마음을 읽는 능력을 갖게 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왓 위민 원트’. 저자는 상대의 진심을 알기 위해서 “짐작하기보다 직접 물어보라”고 조언한다. 동아일보DB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에서 행동과학을 가르치는 저자는 마음 읽기 능력의 한계와 오류에 대해 지적한다. 저자에 따르면 우리는 상당부분 육감을 과신한다. 실제로 연인을 대상으로 상대를 얼마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와 실제를 비교한 실험 결과는 흥미롭다. 연인 중 한 사람은 자신의 자존감, 자질을 묻는 질문에 답변하고, 다른 한 사람은 애인이 어떻게 답할지를 예측했는데 5지 선다형 문제에서 약 44% 일치했다. 아무 생각 없이 찍을 확률(5분의 1·20%)보단 높지만 상대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었던 수준(82%)에 비하면 턱없이 못 미치는 결과다.
저자는 우리 뇌가 자주 일으키는 착각을 설명하고 이를 통한 잘못된 마음 읽기가 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적으로도 영향을 준 사례를 들려준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대피 명령을 따르지 않은 이들에 대해 많은 미국인이 ‘어리석다’며 비판했지만, 사실 이들 중에는 자동차가 없거나 가족수가 많아서 다른 장소로 대피하기 어려웠던 이가 많았다. 상황과 맥락을 모르고 자신의 시각으로만 타인의 행동을 해석해 사태의 원인을 오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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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