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부평아트센터가 저작권을 갖고 장기 레퍼토리로 삼기 위해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을 창작하고 있다. 음악도시 부평의 역사를 토대로 만든 이 작품에 출연할 연기자들이 14일 맹연습을 하고 있다. 김영국 동아닷컴 객원기자 press82@donga.com
“리차드는 그냥 크라부(클럽) 손님이에요, 언니. 크라부 손님들한테 취직 부탁하기도 정말 낯이 뜨거워요.”(다이애나)
24일 경인전철 백운역 인근의 인천 부평아트센터 공연 연습실에서 음악극 ‘당신의 아름다운 시절’에 출연할 연기자 14명이 열심히 대사를 맞추며 노래를 불렀다. 이들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러브 미 텐더’, 영화 ‘오즈의 마법사’ 주제곡인 ‘오버 더 레인보’ 등 주옥같은 올드 팝송을 열창했다. 11월 1∼9일 공연될 이 작품은 부평아트센터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지원을 받아 국내외 공연시장에 진출시키려는 창작 음악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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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절’은 1950, 60년대 이 부대를 중심으로 50개가량의 음악클럽이 활동하면서 한국의 대중음악을 탄생시킨 역사를 다루고 있다. 부평 미군클럽에서 노래했던 가수 중에는 국내 재즈계 1세대 신중현, ‘키보이스’ 리더였던 김홍탁, 국민가수 조용필이 이끈 ‘위대한 탄생’의 키보드 연주자 김청산, 김희갑 악단에서 드럼을 치던 김성환 씨 등 쟁쟁한 음악인들이 수두룩하다.
음악평론가 임진모 씨(56)는 “미8군 주둔지 중 에스캄부대 주변에서 가장 많은 밴드와 가수들이 활동했다. 부평은 한국 대중음악의 성장 거점이자 요지였다”고 설명했다. 부평에서 팝송을 부르던 많은 음악인들이 트로트 일색이던 가요 시장에서 1970년대 이후 독특한 대중가요가 태동되는 데 밑바탕이 됐다는 평가다.
그래서 이 작품의 부제는 ‘대중음악 60년의 뿌리, 찬란한 음악도시 부평을 그리다’이다. 연극 ‘오아시스세탁소 습격작전’ 등 여러 흥행작을 선보였던 권호성 연출가와 김정숙 작가가 손잡고 이 음악극을 만들고 있다. 출연진은 지난달 80명이 참가한 오디션을 통해 뮤지컬과 연극 출연 경험이 있는 14명으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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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