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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둑한 실탄… ‘알리바바 왕국’ 기업사냥 나선다

입력 | 2014-09-22 03:00:00

뉴욕증시 상장 첫날 38% 급등… 시총, 구글 이어 IT업체 2위 올라
영화-게임 등에 공격적 투자 예고… 마윈 회장 “102년 역사의 첫걸음”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으로 ‘대박’을 터뜨린 세계 최대 인터넷 상거래 업체 알리바바(종목명 바바·BABA)가 해외 기업 사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20일 알리바바가 뉴욕 증시 상장으로 조달한 풍부한 자금으로 중국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기업 사냥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야도 인터넷과 오프라인을 구분하지 않고 업종도 가리지 않을 태세라고 전했다. 알리바바가 인수합병 대상으로 노리는 업종에는 소매 체인과 물류 등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분야도 있지만 영화제작사, 온라인 동영상업체, 모바일 게임업체, 부동산 등 전방위에 걸쳐 있다.

홍콩의 한 전문가는 “알리바바의 인수합병 등을 통한 새로운 분야로의 공격적 투자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의 뉴욕 입성을 성공리에 이끈 창업자 마윈(馬雲·50) 회장은 “알리바바 상장은 102년 역사의 첫걸음”이라며 1999년 세워진 회사가 22세기까지 넘어가는 장수기업이 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밝혔다.

그는 앞서 알리바바가 NYSE에서 공모가 68달러로 시작해 한때 100달러 가까이 치솟은 뒤 93.89달러에 마감하자 “알리바바의 성공은 중국 경제의 성공이자 중국 인터넷과 중소기업의 성공”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알리바바는 상장 직후 시가총액이 2314억 달러(약 241조 6000억 원)로 높아져 구글(4031억 달러)에 이어 인터넷 업체 중 2위를 차지했으며 전체 시가총액 순위에서도 17위에 올랐다.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마 회장은 “우리가 인터넷 업종에 있지 않고 중소기업이 아니었다면 이런 성과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라며 “(기업이) 중국에 있는 것에도 감사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경제 및 상거래 시장의 성장 가능성 기대감도 알리바바 주가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알리바바가 운영하는 타오바오 등 인터넷마켓은 지난해 2500억 달러가량을 거래하며 전체 중국 거래량의 80%가량을 차지했다.

마 회장은 “우리가 가진 것은 돈이 아니라 사람들의 신뢰다. 우리가 상장을 통해 가져갈 것도 돈이 아니라 신뢰 부담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가 버는 돈은 고객과 중소기업을 위해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9년 3월 저장(浙江) 성 항저우(杭州)의 호숫가 아파트에서 50만 위안(현재 약 8500만 원)으로 알리바바를 세운 마 회장은 대학을 두 차례나 떨어지고 사범대 영어과를 졸업한 뒤에는 영어교사와 통역회사 창업, 인터넷 홈페이지 제작업체 설립에 이어 알리바바를 세워 키운 인물이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 상장으로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그룹 완다(萬達) 왕젠린(王健林) 회장을 제치고 중국 최고 부호에도 올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