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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시아경기]5시간 30분 혈투, 끝판왕 이현일

입력 | 2014-09-22 03:00:00

배드민턴 男 단체전 8강 한일전… 2-2 상황서 마지막 단식 승리
동메달 확보… 대만과 결승 다툼
여자는 우승 놓고 22일 中과 격돌




강력한 스매싱으로 매치포인트를 따낸 맏형 이현일(34·MG새마을금고·사진)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한국이 5시간 30분이 걸린 마라톤 대결 끝에 일본을 꺾고 아시아경기 남자 배드민턴 단체전에서 9회 연속 메달을 확보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21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배드민턴 남자 단체전(3단식, 2복식) 8강전에서 ‘셔틀콕 대통령’으로 이름을 날렸던 박주봉 감독이 이끄는 일본을 3-2로 꺾고 준결승에 올랐다. 3, 4위전을 치르지 않는 대회 규정에 따라 한국은 동메달을 확보했다. 한국은 인도네시아를 예상 밖으로 꺾은 대만과 22일 결승 진출을 다툰다.

한국은 1단식 손완호(상무)와 2복식 이용대(삼성전기)-유연성(상무) 조가 연이어 이기며 쉽게 승리를 낚는 듯했다. 하지만 3단식 이동근(요넥스)이 모모타 겐토에게 1-2로 역전패한 뒤 3복식에서도 김기정-김사랑(삼성전기) 조를 대신해 출전한 올 세계개인선수권 챔피언 고성현(상무)-신백철(김천시청) 조가 가무라 다케시-소노다 게이고 조에 33분 만에 0-2로 완패했다. 마지막 단식에 나선 이현일도 첫 세트를 14-21로 패해 위기를 맞았지만 2, 3세트를 21-18, 21-9로 잡으며 역전승해 기나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달 세계개인선수권에서 만난 박주봉 감독은 2년 만에 한국 대표팀에 복귀한 이현일의 가세를 부담스러워했다. 박 감독의 예상대로 이현일은 아시아경기에 네 번째로 출전한 노련한 경험을 살려 벼랑 끝에 몰린 팀을 살렸다. 한국 대표팀 이득춘 감독과 박주봉 감독은 1986년 서울 아시아경기에서 한국의 단체전 금메달을 합작했을 뿐 아니라 동향(전북 전주) 선후배로 절친한 사이다. 하지만 이날 한일전에서는 어떤 양보도 없이 팽팽히 맞섰다.

한국은 여자 단체전 준결승에서 인도를 3-1로 꺾고 2006년 도하 대회 이후 8년 만에 결승에 올라 22일 세계 최강 중국과 맞붙는다.

한편 계양체육관은 전날 조명이 나가는 정전 사태로 5분 가까이 경기 중단 사태를 빚은 데 이어 이날은 플레이를 방해하는 조명과 에어컨 바람 탓에 출전 선수들의 원성을 샀다.

인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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