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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위 새 집행부’ 21일 선출… 온건 목소리 반영될까

입력 | 2014-09-19 03:00:00

악화된 여론 돌파구 급하지만 현집행부 사퇴 만류 분위기도
현안결정 학부모 총회 주목




공백상태에 빠진 세월호 참사 가족대책위 집행부 재구성을 위해 경기 안산 단원고 유가족 학부모들은 ‘학급 대표 모임’을 중심으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10개 반 대표와 부대표로 이뤄진 이 모임은 18일 오후부터 학부모 총회가 열리는 21일까지 매일 회의를 열어 새 집행부 구성을 준비할 예정이다. 총회 후 구성되는 집행부 성향에 따라 중단상태인 ‘세월호 특별법’ 협상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유가족들에 따르면 대리운전사 폭행사건에 연루된 김병권 전 위원장 등 집행부 9명이 사퇴하면서 학급 대표 모임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단원고 10개 반 대표와 부대표(총 20명)가 있지만 이들은 그동안 임원회의에 적극 참여하지 않아 위원장단(위원장 1명, 부위원장 5명, 대변인 1명 등 총 7명) 중심으로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18일 오후 9시부터 진행된 새로운 집행부 구성을 위한 학급 대표들의 회의를 기점으로 이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각 반 대표들은 중간연락 등 실무적 역할을 맡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세월호 가족대책위 집행부가 선출될 학부모 총회에도 관심이 쏠린다. 총회는 집행부 선출, 여야 합의안 수용 여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가족대책위 입장을 결정하는 실질적 의사결정기구다. 총회는 매주 일요일마다 안산 화랑유원지 내 미술관에서 정기적으로 열렸으며 중요 안건이 있을 때는 긴급 소집되기도 했다. 8월 말 세월호 특별법 여야 재합의안도 총회에 부쳐져 부결됐다.

개별 유가족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는 구조를 갖고 있지만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유가족은 “그동안 위원장단이 미리 안건에 대한 의견까지 정해놓는 하향식 통보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집행부와 총회를 불신하는 한 유가족은 여야 재합의안 표결 결과도 투명하지 않았다며 21일 진행될 집행부 선출 과정에서도 기존 집행부나 정치권 등 이른바 ‘목소리 큰 사람’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생계가 급해 불참하는 유가족의 의견은 무시된다’는 반응도 있었다. 하지만 총회에 참석해 온 유가족들은 그동안 내부적으로 큰 갈등을 겪지는 않았다.

유가족들은 새로 구성될 집행부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미뤄지고, 가족대책위 집행부가 음주 폭행사건에 연루되면서 여론이 크게 악화되자 이를 타개할 인물을 찾는 데 부심하고 있다. 청와대와 여당에 강경한 태도를 가진 학부모가 등장할 수 있지만 보다 온건한 입장을 가진 인물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한 유가족은 “그동안 대화와 타협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주축이 된 적이 없었다. 이번에는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기존 집행부 사퇴에 반대하며 이들을 만류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 집행부가 구성되더라도 세월호 특별법 제정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시각이 많다. 전문가들은 유가족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없다고 분석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에서 봤듯이 유가족 대책위는 평범한 시민이었던 유가족이 맡기에는 책임이 너무 크고 부담스러운 자리다. 이번 사건으로 도덕적 상처도 입었다”며 “결국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해줘야 하는데 여당도 야당도 마땅한 수가 없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최혜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