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신저 前 美국무 최근 저서서 주장
20세기 미국을 대표하는 외교 전략가로 꼽히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사진)은 이달 펴낸 저서 ‘세계 질서’에서 6·25전쟁 초반 해리 트루먼 미국 대통령의 ‘무제한 북진’ 결정에 이같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평양-원산 라인은 중국 국경과 150마일(241km)가량 떨어져 있었다”며 “미군이 멈췄더라면 중공군의 개입을 피했을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폈다. 그는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직접적인 증거로 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8월 4일 마오쩌둥(毛澤東)이 저우언라이(周恩來)에게 북한 지원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도 “미군이 평양-원산 라인에 머무른다면 중국은 즉각 공격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키신저 전 장관은 북한 붕괴와 한반도 통일 가능성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비핵화된 통일 한국을 만들어내기 위한 공통의 전략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북한 문제 논의는 미국과 중국이 ‘신형 대국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큰 걸음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