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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의장 “26일 본회의” 결단 내렸지만… ‘반쪽국회’ 우려

입력 | 2014-09-17 03:00:00

[식물국회 언제까지]




정의화 의장 “국회 공전은 국민 외면하는 것” 16일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의장직권으로 결정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상임위원회 수석전문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의장실을 나와 로텐더홀을 지나 걸어가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정의화 국회의장이 26일 국회 본회의 개최 등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직권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식물국회’에 대한 여론의 비난이 빗발치는 상황에서 일단 여당만으로라도 국회를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당내 혼란으로 국회 일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에 대한 압박 수순으로 해석된다. 새정치연합이 계속 불참한다면 ‘반쪽짜리’ 파행 국회 상황이 계속될 가능성도 있다.

○ 정의화 “26일 본회의, 10월 1일부터 국정감사”


정 의장은 이날 이수원 정무수석비서관을 통해 26일 본회의, 10월 1일부터 20일간 국정감사 실시를 중심으로 하는 정기국회 의사일정을 발표했다. 정 의장은 당초 국회 운영위원회에 17, 18일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는 일정을 제시했지만 새정치연합의 내부 사정을 감안해 29, 30일로 미뤘다.

국정감사가 끝나면 10월 22일 대통령이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23일부터 대정부질문을 진행한 뒤 31일 다시 본회의를 열기로 했다. 11월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각 상임위원회 활동이 이어지고 12일과 26일에는 각각 본회의가 개최된다. 개정된 국회법에 따라 예산안 자동상정 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12월 1일과 2일에는 예산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기로 했고, 정기국회 막바지인 12월 8일과 9일도 본회의 날짜로 지정했다.

정 의장이 의사일정을 직권으로 결정한 것은 ‘의사일정에 관해 국회의장과 운영위가 협의하되,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이 결정한다’고 규정한 국회법(76조 3항)에 근거한 것이다. 16일 오전 국회 운영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의사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운영위원회를 소집했지만 새정치연합이 불참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전까지 ‘직권으로 의사일정을 결정하라’며 정 의장을 압박했다. 김무성 대표는 “이제는 (단독 국회를) 할 때가 됐다”며 “국민들이 이해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회의 무기력한 모습에 국민은 실망과 분노를 넘어 국회 무용론까지 얘기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원들의 세비 반납’까지 언급하며 개점휴업 상태인 국회를 강력 비판한 것도 정 의장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장은 “국회를 계속 공전시키는 것은 국민의 뜻을 외면하는 것으로 보고 의사일정을 최종 결심했다”고 말했다.

○ 야당 불참으로 ‘반쪽 국회’ 가능성


17일부터 국회 상임위원회도 다시 가동된다. 새누리당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무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안전행정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정부가 조속한 처리를 요청한 민생법안들을 다루고 국정감사 준비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은 외교통일위원회에 계류 중인 ‘북한인권법’을 국회선진화법에 따른 ‘신속 처리 대상 안건(패스트 트랙)’으로 지정해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문제는 새정치연합의 태도다. 새정치연합은 ‘세월호 특별법을 먼저 처리한 뒤 국회를 정상화하자’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는 데다 국회 출석 여부를 결정할 지도부도 사실상 없어 의사결정을 못 내리는 상황이다. 새정치연합 박범계 원내대변인은 “국회의장과 거대 집권 여당이 제1야당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 시기에 독단적, 일방적 국회 운영을 자행하는 것은 제1야당에 대한 모멸”이라고 반발했다. 새누리당 혼자서 예정된 의사일정을 강행할 경우 파행 국회에 대한 여론의 역풍도 우려된다.

정 의장은 일단 의사일정을 정해 놓되 새정치연합의 참여를 계속 유도할 방침이다. 26일 본회의 안건에 의사일정을 진행하기 위한 안건만 3건 올라와 있고, 91개 법안 처리는 빠져 있는 것도 새정치연합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장택동 will71@donga.com·홍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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