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취임후 북키프로스 첫 방문 “터키계 주민 권리보호” 앞세워… 주민투표 통한 병합 가능성 제기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북키프로스가 남키프로스와 동등한 국가로 인정받기 전까지는 어떠한 통일 논의도 있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사실상 통일 논의에 찬물을 끼얹은 격이다. 이 때문에 에르도안 대통령이 키프로스의 통일보다는 북키프로스의 합병에 더 큰 관심이 있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지중해 섬나라인 키프로스는 터키의 ‘턱밑’에 있다. 오스만튀르크 제국의 지배 아래 있다가 제1차 세계대전 때 영국령으로 편입됐다. 1960년 독립했지만 1974년 그리스 군사정권의 지원을 받은 그리스계 장교들이 쿠데타로 집권했다. 이에 반발한 터키가 침공해 북부를 장악하면서 분단국가가 됐다. 친(親)터키 성향의 북키프로스는 1983년 독립을 선포했지만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남키프로스는 유엔으로부터 키프로스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받았고 2004년에는 유럽연합(EU)에도 가입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치적 역정도 푸틴 대통령과 유사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 총리에 선출돼 11년 집권했지만 규정상 총리 연임이 불가능해지자 대통령에 나섰다. 푸틴 대통령은 3연임을 할 수 없게 되자 총리를 거친 뒤 대통령에 다시 올랐다.
국민의 지지율이 높다는 점도 비슷하다. 지금 같은 지지율이라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2019년 대선에서 재선해 2024년까지 터키를 통치할 가능성이 높다. 집권 기간만 21년이다. 푸틴 대통령 역시 연임에 성공한다면 24년간 집권하게 된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