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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BMW 첫 전륜구동차 시동 “아시아 레저시장 내가 접수한다”

입력 | 2014-08-26 03:00:00

BMW 뉴2시리즈 액티브투어러 론칭




“여가문화가 급성장하는 아시아권이 신차의 주요 타깃이 될 겁니다.”

1일(현지 시간) 오스트리아 서부 티롤 주(州) 솔덴. 이곳에서 열린 BMW 뉴2시리즈 액티브투어러 론칭 행사장에 선 엔지니어인 마틴 쉬스터 씨는 신차가 최근 가족단위 레저문화가 급성장하는 중국 등을 겨냥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해발 2100m에 위치한 행사장에서는 청바지에 주황색 아웃도어 재킷을 입은 차량 개발자들이 액티브투어러로 아이들과 캠핑을 간 이야기부터 조립용 손수 만들기(DIY·Do it yourself) 가구를 실어오면서 느꼈던 편리성까지 개인적인 이야기도 스스럼없이 풀어냈다.

사실 액티브투어러는 BMW 스스로도 ‘작은 혁명’이라고 표현할 만큼 새로운 도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98년 BMW 역사상 처음으로 앞바퀴로 움직이는 전륜구동 자동차로 개발했기 때문이다. 쉬스터 씨는 “여행을 떠나는 가족들이 함께 타려면 최대한 넓은 공간이 필요해 전륜구동차로 개발했다”고 말했다. 뒷바퀴로 이동하는 후륜구동차는 자동차 앞쪽에 엔진을 세로로 장착하는 반면 전륜구동차는 엔진을 가로로 설치할 수 있어 실내공간을 30cm 정도 더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BMW 전륜구동차가 후륜구동차처럼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확보할 수 있냐는 점. 가령 수레가 이동할 때 누군가가 앞에서 끌어주는 게 전륜구동차라면 뒤에서 밀어주는 방식은 후륜구동차다. 후륜구동차는 통상적으로 전륜구동차보다 탑승자가 안정감을 느끼면서 역동적으로 주행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BMW 측은 “차체 무게중심을 조정하고 액셀을 정교하게 튜닝해 전륜구동차지만 후륜구동차 같은 성능을 낼 수 있게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BMW의 ‘작은 혁명’…아시아 타깃의 레저용 차량 내놔

이날 인스브루크 공항에서 솔덴까지 액티브투어러를 타고 200km가량을 운전했다. 일부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150km 이상을 달리면서 가속과 안정감을 테스트했다. 알프스 산맥을 타고 도는 좁은 도로에서는 핸들을 움직이는 만큼만 차체가 정확히 움직이는 날카로운 핸들링도 그대로 느꼈다. 기존 후륜구동형 BMW 모델과 차이를 느끼지 못한 셈이다.

차선이탈방지 기능은 일부 국산차와 대비됐다. 이 기능은 최근 국산 모델에서도 일반화됐지만 운전자 좌석이 심하게 흔들리는 방식으로 차선이탈 신호를 줘 운전자에게 불안감을 준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액티브투어러는 차선을 넘어가면 핸들이 적당한 강도로만 떨려 큰 부담이 없었다.

다양한 편의장치도 눈에 띄었다. 운전자에게 교통정보를 제공하는 헤드업디스플레이어가 BMW모델 최초로 자동차 앞면 유리창이 아닌 별도 화면으로 운전대 앞에 설치됐다. 운전자 눈높이에 맞게 화면을 조절할 수 있어 주행 중에 교통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여행 중 위급한 상황에서 BMW콜센터에 언제든 즉각적으로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SOS버튼도 유용해 보였다. 차량 콘솔박스에 있는 휴대전화 거치대에 스마트폰을 연결하면 다른 차량과 운전 중 쉽게 통화할 수도 있다. BMW 측은 “무전기인 워키토키로 연결된 것처럼 여행을 함께 떠난 동료의 차량과 운전 중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차량에 실을 짐이 많으면 뒷좌석의 시트버튼을 눌러 좌석을 접을 수 있다. 또 뒷좌석 시트를 아예 앞으로 밀어 공간을 추가로 확보할 수 있어 트렁크 용량은 최대 1510L까지 늘어난다. 디젤모델의 평균연비는 유럽 기준으로 L당 24.4km에 이른다.

대중성과 프리미엄 이미지 사이에서 고민


공간 확보를 위해 전륜구동 방식을 택했지만 액티브투어러의 외관은 BMW 고유 디자인을 더욱 강조했다. 사람의 콩팥 모양을 닮아 ‘키드니 그릴’로 불리는 앞면 디자인과 긴 휠베이스, 짧은 오버행(자동차 범퍼부터 바퀴의 중심까지의 길이)등 이 회사의 유전자(DNA)를 그대로 유지했다. 콤팩트형 자동차에서 실내공간을 최대화하는 대중화 전략을 내세우면서도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 신차 발표 행사장에서 만난 BMW 관계자는 “순수 전기차인 i3를 개발하면서 막대한 연구개발(R&D) 투자가 이뤄졌다”며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BMW가 이제는 (액티브투어러를 통해) 돈을 좀 벌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BMW는 2007년 ‘프로젝트 i’를 시작으로 프리미엄급 전기차 개발을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주행 테스트를 거쳤다. 기존 차량을 일부 개조하는 방식이 아닌 설계 단계부터 아예 새로운 형태의 전기차를 만들다 보니 예상보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BMW는 향후 액티브투어러 외에도 레저용 7인승과 4륜 구동형 모델도 내놓을 예정이다. 국내에는 내년 상반기(1∼6월) 중 디젤 모델부터 나올 예정이다. 가격은 미정이지만 최소 4000만 원대 중반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솔덴=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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