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은 후삼국의 혼란을 수습하고 자주적 통일대업을 이룩했다. 그가 건국한 고려는 대외 교류에도 적극적이었다. 중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당시 아라비아 상인들과 교역하며 ‘코리아’란 이름을 세계에 알렸다. 거란 여진 몽골 등 숱한 외세의 침략을 극복하면서 500년 왕조 속에서 찬란하고 눈부신 문화를 꽃피웠다. 불교를 국교로 삼아 다양한 불교 관련 문화재가 활발하게 제작됐다.
▷그제 문화재청이 서울 도봉서원 터에서 출토된 77점의 불교 용구를 공개했다. 이 중 12세기 이전 제작된 것으로 보이는 금동제 금강령(불교의식에 사용하는 방울)은 단연 최고의 걸작으로 꼽혔다. 사천왕상과 오대명왕상이 살아있는 듯 새겨져 고려 금속문화의 정수를 볼 수 있었다. 올해 7월 국립중앙박물관이 공개한 고려나전경함의 경우 섬세하고 화려한 공예미의 극치를 보여줬다. 나전경함은 불교 경전을 담는 함. 전 세계에서 9점밖에 없는 유물 중 하나를 박물관후원회가 일본에서 구입해 기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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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