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대학간 계약학과제 악용… 위장취업 통해 입학 시켜 버스에 학교로고 붙여 눈속임 훈련… 20억 받아 챙긴 22명 무더기 적발
“수도권 대학 축구팀에 입학시켜 주겠다”며 고교 축구부원 학부모들로부터 20억 원을 받아 가로챈 브로커와 전현직 대학교수, 축구부 감독 등 22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0일 전남지역 모 대학 체육학과 교수 김모 씨(60)와 경북지역 모 대학 전 축구부 감독 현모 씨(61), 브로커 이모 씨(41·전 실업팀 축구선수) 등 7명을 구속하고, 인천 모 중고교 전 축구감독 하모 씨(60)의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서울 모 대학 체육학과 명예교수 소모 씨(60) 등 14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브로커 이 씨와 교수, 감독 등은 모두 사제지간이거나 함께 감독 코치를 한 인연으로 알게 돼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 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브로커 이 씨를 통해 소개받은 고교 3학년 축구부원 학부모 16명에게 “내가 서울 모 대학 축구감독에 내정됐다. 아들을 체육특기생으로 입학시켜 주겠다”며 7억20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다. 이 과정에서 이 대학 설립자 사위 유모 씨(83)는 현 씨가 감독에 내정됐다는 보증인 역할을 해 불구속 입건됐다.
구속된 김 씨는 전남지역 축구협회 현직 부회장으로 이 씨로부터 대학 진학에 실패한 고교 졸업생들을 추천받아 친분이 있는 소 씨와 짜고 마치 이 대학에 진학시켜줄 것처럼 속여 10명으로부터 4억5000만 원을 챙기기도 했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