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한국인’ 송신근 판금 명장, 고교생에게 특별과외
서울로봇고 2학년에 재학 중인 김성준 군(왼쪽)이 이달 초 서울공고 실습장에서 자신의 멘토이자 국내 최고의 판금 기술 전문가인 송신근 씨를 만나 기술을 전수받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 제공
로봇 공학자를 꿈꾸는 김성준 군(17·서울로봇고)은 올해 5월부터 대한민국 기술명장으로부터 ‘특별 과외’를 받고 있다. 국내 최고의 판금기술 전문가 송신근 씨(59)가 김 군의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기능한국인’ 27호인 송 씨는 판금 기술자로 한평생을 살아왔다. 1972년 부산한독직업학교(현 부산기계공고)에 입학한 뒤 전국기능경기대회를 휩쓸며 두각을 나타냈고, 졸업 후에는 기아자동차에서 23년간 일했다. 1998년 퇴직한 뒤에는 금형설계 전문업체인 디피코를 설립해 2011년 1000만 달러 수출탑을 수상하는 등 업계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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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아이언맨’ 등 로봇을 다룬 영화를 좋아했던 김 군은 중학교 성적이 우수함에도 일반계 고교를 가지 않고 마이스터고에 입학했다. 최고의 로봇 기술자가 돼 몸이 불편한 사람들을 위한 로봇을 제작하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서였다.
마이스터고에 같이 입학한 학생들의 능력은 매우 뛰어났다. 1학년 때 이미 대기업 취직을 확정한 친구들도 있다. 그러나 판금 교육과정은 김 군의 기대만큼 체계적이지 않았다. 신설 학교라 지금도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실습장도 부족했다. 김 군은 “학생들 모두 로봇을 좋아하지만 관심 분야는 모두 조금씩 다르고, 실습도 더 많이 하고 싶었다”며 “판금기술을 더 배우고 싶었지만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멘티를 두고 싶은 송 씨와 멘토를 만나고 싶은 김 군의 소망은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운영 중인 ‘숙련기술 전수 멘토링 과정’을 통해 이뤄졌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송 씨를 포함한 기술명장들은 김 군같이 치열한 경쟁을 뚫고 선발된 예비 기술인들의 멘토로 나서 각종 노하우를 전수해주고 있다. 송 씨는 “판금은 기하학을 제대로 알아야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잘 도전하지 않는다”라며 “(김 군이) 직접 찾아와 로봇의 케이스를 만들기 위해 판금기술을 배우고 싶다고 한 점이 너무 기특했다”고 했다.
요즘 김 군은 한 달에 한 번씩 송 씨를 만나는 시간이 제일 기다려진다. 실습이 끝난 뒤에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송 씨에게 전화를 할 수 있는 점도 좋다. 김 군은 “자격증 취득 위주인 학교 수업과 달리 기초부터 확실히 다져주시는 점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최고의 로봇 기술자가 돼 후배를 많이 양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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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소리 인턴기자 숙명여대 언론정보학부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