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이승엽(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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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고개 드는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
3할타자만 34명…역대 최다 기록 눈앞
투수들 고전…방어율1위 밴헤켄도 3점대
‘3’은 넘치고 ‘2’는 없다. 요즘 프로야구 얘기다. 기세가 한 풀 꺾인 듯했던 타고투저 현상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타격 순위 30걸까지 모두 3할 타자로 채워지고, 방어율 1위가 2점대를 사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2일까지 올 시즌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타자는 총 34명. 반면 방어율 1위인 앤디 밴 헤켄(넥센)은 직전 등판에서 5이닝 5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방어율이 2.79에서 단숨에 3.01까지 치솟았다. 타자들에게는 천국, 투수들에게는 지옥과도 같은 시즌이다.
● 3할 타자만 34명, 잠재적 후보들도 즐비
역대 3할 타자가 가장 많이 나온 시즌은 1999년, 2001년, 2010년. 나란히 총 20명의 3할 타자를 배출했다. 그러나 올해는 역대 최다 기록을 바라보고 있다. 아직 시즌이 4분의 1 가량 남았지만, 가능성은 충분하다. 12일 3타수 2안타로 정확히 3할에 오른 SK 김성현까지 올 시즌 3할타율을 기록 중인 타자는 34명에 이른다.
언제든 3할 고지에 올라설 수 있는 ‘잠재적 후보’들도 많다. 넥센 박병호(0.299), 롯데 박종윤(0.298)과 정훈(0.298), 삼성 이승엽(0.297), 넥센 김민성(0.296), 한화 이용규(0.292), NC 이종욱(0.292) 등 쟁쟁한 이름들이 이날까지 2할9푼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이들은 몇 경기 결과에 따라 타율이 언제든 3할대로 올라설 수 있다. 벌써 34명에 달하는 3할 타자수가 앞으로 줄어들기는커녕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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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2번째 ‘3점대 방어율왕’ 탄생 위기?
3점대 방어율 투수가 방어율왕에 오른 사례는 역대 단 한 번뿐. 2003시즌에 현대 용병투수 쉐인 바워스가 3.01로 타이틀을 차지했다. 올해라면 두 번째 ‘3점대 방어율왕’이 나올 수도 있다. 앞으로 2점대 방어율 재진입에 도전할 수 있는 선수는 밴 헤켄 외에 SK 김광현(3.13) 정도다. 그 다음은 NC 찰리(3.30)~삼성 릭 밴덴헐크(3.38)~삼성 윤성환(3.86)~LG 리오단(3.92) 순이라 쉽지만은 않다.
심지어 이들 여섯 명 외에 다른 투수들은 모두 4.00 이상의 방어율을 기록하고 있다. 역대 기록과 비교해 보면 투수들의 부진이 더 실감난다. 한국 프로야구는 1983~1987년까지 5년 연속, 그리고 1989·1991·1993년까지 포함해 총 8시즌 동안 2점대 방어율 투수를 최소한 10명 이상 배출했다. 4점대 방어율 투수가 10위 안에 포함된 시즌도 1999년(3명), 2003년(1명), 2009년(2명), 2010년(2명) 밖에 없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트위터 @goodgo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