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장윤정-박현빈(오른쪽). 사진|동아닷컴DB·인우프로덕션
행사 의존 수익구조 취약성 보여
“트로트기획사 대형화는 안되나”
‘트로트 메카’의 퇴장에 트로트계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장윤정 이후 걸출한 스타가 없다는 위기의식이 팽배했던 트로트계는 인우프로덕션이 경영난으로 최근 폐업했다는 소식이 11일 전해지면서 더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전국 9개 민영방송이 공동제작하던 ‘전국 톱10 가요쇼’가 제작비 문제로 폐지될 위기에 처하자 인우프로덕션은 ‘트로트를 살리자’는 일념으로 공동제작에 나서기도 했다. 이런 까닭에 인우프로덕션에는 우수한 트로트 가수 지망생들과 작곡가들이 많이 몰렸다.
박일준, 신동해, 박혜나 등이 소속된 트로트 전문 기획사 금목엔터테인먼트 김지홍 대표는 “인우프로덕션은 트로트 제작자들에겐 일종의 롤모델이었다”면서 “결국 트로트 기획사는 대형화할 수 없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인우프로덕션 폐업이 음원·음반이 아닌 ‘행사’에 의존한 트로트계 수익구조의 취약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이다. 장윤정의 ‘어머나’나 홍진영의 ‘사랑의 배터리’ 등 간혹 음원시장을 강타하는 트로트곡이 있지만, 트로트 가수들은 대부분은 ‘행사’로 돈을 번다. 그 시장은 4∼5월, 9∼10월이 ‘대목’이고,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은 빈곤기이다. 이 때문에 트로트 가수들은 봄, 가을 행사철에 쉬지 않고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 봄 세월호 참사로 행사가 모두 취소됐고 각 지역의 축제마저 아이돌 가수들을 선호하면서 좁아지는 입지에 불안해하던 트로트 가수들은 대표 기획사인 인우프로덕션의 폐업으로 더욱 낭패감에 빠져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