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8기 국수전…실착 84

66으로 날개를 폈을 때 아마추어는 당장 흑 ● 2점을 움직이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흑이 달아나기도 쉽지 않을뿐더러 설사 탈출한다 해도 중앙에 백의 벽을 쌓아줄 가능성이 크다. 이곳에 여지를 남겨두고 67로 끊어가는 게 프로의 수법.

69의 두 칸 낮은 걸침이 생소하다. 걸친다기보다는 좌변을 갈라 치는 느낌이 더 강하다. 72부터 78까지 중앙에 흰 눈이 내리고 있다. 강병권 3단은 79로 붙이는 것으로 중앙 백 세력을 견제한다. 자연스레 81로 나오면서 백 세력에 다가가고 있다. 이 수는 또한 은연중에 좌하귀에 고립돼 있는 백 한 점의 공격도 엿보고 있다.

82는 좋았으나 84로 젖힌 게 실착. 참고 1도처럼 백 1로 붙여야 했다. 흑 6까지 예상된다. 실전과 비교하면 백 1, 흑 2의 교환이 덧붙여 있다. 이 교환은 백의 이득. 실전에서는 차후 흑 ‘가’, 백 ‘나’, 흑 ‘다’ 두는 수로 백이 곤란해졌기 때문이다.

85로는 참고 2도처럼 흑 1로 끊을 수는 없다. 흑 7까지 된 후에 백 8로 젖히는 축머리가 제격이기 때문. 흑 9는 백 10으로 축이 성립한다.

88은 절대. 이제 흑이 중앙에서 뭔가를 해야 하는 상황. 89부터 작전을 시작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윤양섭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