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깜직한 원더걸스의 모습은 잊어라. 성숙한 여인의 모습만 있을 뿐이다. 예은이 첫 번째 솔로앨범에 풍부한 감성을 담아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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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솔로앨범 낸 원더걸스 ‘핫펠트’ 예은
어두운 감성으로 록·힙합·EDM 등 담아
박진영 ‘대중성’ 조언 대신 ‘나만의 음악’
“진짜 느낌” 전인권 선배님 평가에 울컥
후회없는 앨범 목표 이룬것 같아 기뻐요
예은은 원더걸스 오디션 합격 이후 한 달도 안돼 데뷔했다. 6년간 연습생 기간을 보낸 선예에 비하면 ‘초고속 데뷔’의 행운을 누린 것 같지만, 연습기간이 없었던 만큼 어려움이 많았다. “기본기가 없어 많이 혼나기 일쑤”였고, “진한 솔 음악을 좋아하는” 그는 원더걸스와 음악적 방향도 달랐다. 몸에 배지 않은 춤 동작을 익히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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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첫 솔로앨범에 수록된 7곡도 모두 자작곡이다. 오롯이 자신의 감성으로만 만든 노래로 ‘아티스트 핫펠트’로서 자기소개를 하는 셈이다. 앨범 제목을 ‘미?’(Me?)로 한 것도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에 대한 설명이다.
“원더걸스로 데뷔 했을 땐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고등학생이었다. 어렸고, 준비도 안 돼 있어서 혼란스럽기도 했다. 욕심은 많았지만 나 자신에 대해 잘 몰랐다. 지금은 나 자신을 많이 알아가고 있고, 그때보다는 많이 준비가 된 것 같다. 음악적으로도, 인성적으로도 성장한 것 같다. 결과와 상관없이 지금은 자신감도 있고, 적어도 내게 ‘수고했다’ 말해 줄 수 있다.”
원더걸스 활동 중단 후 뮤지컬, 드라마에 출연하던 예은은 “솔로앨범을 준비하라”는 박진영의 말에 작년 말부터 곡 작업에 착수했다. 애초 박진영은 ‘한국의 비욘세’를 주문했지만, 예은이 어둡고 진한 감성의 곡을 만들자 ‘한국의 로린 힐’이라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그러나 예은은 자신의 고집대로 음악을 만들었고 ‘한국의 라나 델 레이’로 불린다. “대중성은 어느 정도 있어야 하지 않느냐”는 박진영의 의견은 결과적으로 무시됐다.
그동안 발라드, 힙합, 포크 등 다양한 장르의 곡을 원더걸스 앨범에 담아온 예은은 첫 솔로앨범에는 무겁고 어두운 감성의 틀 안에서 록과 힙합, EDM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타이틀곡은 ‘에인트 노바디’. 무대에서는 현대무용으로 노래에 담긴 슬픈 사랑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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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가 인기 절정의 시기에 갑작스럽게 미국에 진출하면서 잃은 게 많아 보이지만 예은은 “미국에서 자유롭게 생활하면서 나를 돌아볼 시간이 많았다. 곡도 많이 썼고. 지금의 음악적 방향성을 찾게 된 계기가 됐다”고 했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이란 뜻으로 지은 ‘핫펠트’란 예명은 2011년 작곡가로서 쓰던 필명이다. 데뷔 전 오디션을 보러 다닐 때 ‘마음을 움직이는 가수가 되자’란 문구를 머리맡에 붙여놓았던 기억을 떠올리며 지은 이름이다.
예은은 앨범 발표 하루 수록 사진을 보며 노래를 들을 수 있는 전시회를 열었다. 전시회를 다녀간 전인권은 예은에게 이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억지 냄새 없는 진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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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없는 앨범을 만들자’ 다짐했다. 아, 진짜 후회가 없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