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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들도 당할까… 軍 입대뒤 잠이 안와”

입력 | 2014-08-05 03:00:00

[제2의 윤일병을 구하라]분노-불안에 떠는 부모들
“20, 30년전 군대도 이러진 않아, 혼자 끙끙대고 있는건 아닌지…”




“혹시나 우리 아들이 군에서 얻어맞고도 혼자 끙끙댈까봐 너무 불안해요.” 이모 씨(47·여)는 4일 동아일보가 단독 보도한 ‘이 상병 전역당일 자살사건’을 접하고 불안에 떨었다. 아들(20)이 올해 4월 말 입대한 뒤 ‘임 병장 총기난사’ ‘윤 일병 집단구타’ 등 군대 부조리로 인한 불상사가 불거진 상황에서 새로운 사건이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아들이 아직 이등병이라 열흘에 한 번꼴로 3, 4분 정도밖에 전화통화를 못해 자세한 근황도 모른다. 8일 아들이 첫 휴가를 나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군대에서 은밀히 자행돼 왔던 각종 가혹행위가 곪아터져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20대 아들을 둔 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과거 부모들은 “남자라면 군대를 가야 한다”며 눈물을 머금고 아들의 등을 두드리며 훈련소로 보냈다. 하지만 이젠 어느 부모도 선뜻 그렇게 말하지 못한다. 스물한 살 아들을 둔 손모 씨(49·여)는 “아들이 허리가 안 좋아 병원 진단서를 잘 받아서 재검 신청을 하면 4급 판정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군대는 보내야 할 것 같아 현역 판정을 받아들였는데 너무 후회된다”고 말했다.

아들이 상대적으로 편하다고 알려진 곳으로 입대하려 해도 부모가 “군대에서 고생 좀 해야 정신 차린다”며 해병대나 특전사 등 육체적으로 고된 곳을 권하던 ‘미덕’도 옛날 얘기가 됐다. 병영생활을 다루는 TV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요즘 군대가 예전과 달리 좋아진 거 같다’는 인상을 받았던 부모들도 배신감을 토로하고 있다.

20∼30년 전 군대를 다녀온 아버지 세대도 요즘 군대에서 벌어지는 가혹행위에 충격을 받긴 마찬가지다. 25년 전 군대를 다녀온 조모 씨(50)는 “우리 때도 잘못하면 몇 대 맞기도 했지만 요즘처럼 집단 따돌림과 결부된 무자비한 폭행은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곧 아들을 군대에 보낼 신모 씨(52)는 “‘내가 당한 만큼 너도 당해 봐라’라는 식의 마음가짐은 결국 모두에게 상처와 피해만 될 뿐”이라고 당부했다.

조동주 기자 djc@donga.com

신지현 인턴기자 서울대 소비자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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