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은 유럽파 감독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축구협회의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31일 경기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기술위원회 첫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조건으로 후보군을 추린 결과 3명의 외국인 감독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국내 감독은 이번에는 제외"
이 위원장은 "한국인 감독 한 명도 요건을 충족했으나 논의 결과 이번에는 제외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술위원회가 제시한 조건을 충족한 국내 감독은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16강 진출을 일궈냈던 허정무 전 감독이 유일하다.
3명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놓고 협회는 다음 주부터 본격적인 접촉을 시작할 계획이다. 계약기간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까지 기본적으로 3년이다. 최종 예선 성적에 따라 월드컵 본선 1년을 더 맡게 된다. 이번 후보 선정 과정에서 연봉은 고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감독과 코칭스태프를 포함해 연봉 50억 원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있는데, 협회 사정상 그 정도까지 예산을 쓸 수는 없다"고 밝혔다.
9월 5, 8일 베네수엘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까지 감독이 선정되지 않았을 때에는 홍명보 전 감독을 제외하고 김태영 등 기존의 코칭스태프가 대표팀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은 "두 경기만 국내 감독에게 한시적으로 맡기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고 말했다.
●"유럽파 감독 올 가능성 높아"
대부분의 감독들이 현재 클럽과 대표팀 감독을 맡고 있거나 고령이 많다. 오카다 다케시(일본) 등 국내 정서에 맞지 않은 감독도 있다. 또 레몽 도메네크(프랑스),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등 괴팍한 성격을 지닌 감독은 고려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대표팀 관계자는 "3명의 우선협상 대상자 중 유럽파가 대부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끈 거스 히딩크(네덜란드) 등 유럽파 감독이 한국과 잘 맞고 대표팀에서 비중이 높은 유럽파 선수들의 파악에도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이에 비추어 보면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네덜란드의 준우승을 이끈 베르트 판마르바이크 감독(네덜란드)이 후보에 올랐을 가능성이 크다. 이 외에도 2002 한일월드컵에서 스페인의 8강을 지휘한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스페인), 2014년 브라질월드컵 그리스의 16강을 견인한 페르난도 산투스 감독(포르투갈) 등이 우선협상 대상자에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파주=김동욱 기자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