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종-약용 후손 규혁-호영 씨, 자손 대표단으로 시복미사 참석
한국 가톨릭 초기 순교자 정약종의 후손인 정규혁(왼쪽) 정호영 씨. 이들은 8월 16일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리는 시복식에 순교자 후손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천주교주교회의 제공
이 가문의 후손인 정규혁(88) 호영(54) 씨에게 8월 16일은 뜻깊은 날이다. 이들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집전하는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미사에 후손 대표단으로 참석한다.
특히 이번 시복식에서 둘째아들 철상과 함께 복자로 선포되는 정약종은 1984년 시성된 부인 유조이, 큰아들 하상, 딸 정혜까지 일가족 5명이 모두 순교했다. 규혁 씨는 정약종의 방계 4대손, 호영 씨는 정약용의 직계 장손이다.
정씨 집안의 신앙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마재성지를 30년 동안 지켜온 규혁 씨는 “조상들은 ‘천주쟁이’라는 낙인이 찍히고도 결코 신앙을 놓지 않았다”며 “어머니나 할머니들은 한겨울에도 매일 새벽 얼음을 깨고 찬물로 몸을 정결하게 한 뒤 아침기도를 올렸다”고 말했다. 호영 씨는 “시복식과 교황 방한이 신앙을 떠나 개인과 우리 사회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