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에는 잘 쳐줘야 반값이었다. 2010년 7월 20일 프로야구 넥센은 주전 3루수 황재균(27)을 롯데로 보내고 백업 내야수 김민성(26)과 투수 유망주 김수화(28·은퇴)를 받아오는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선수 하나를 주고 둘을 받아 왔는데도 '넥센이 뒷돈을 받은 게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28일 김민성은 황재균과 나란히 2014 인천 아시아경기 대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민성은 초등학생 대표팀에 뽑힌 걸 제외하면 태극마크를 다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할 말이 참 많았을 텐데 그는 "(황)재균이 형과 함께 뽑혀 더 기분이 좋다"는 말로 소감을 전했다. 트레이드 이후 한동안 '넥센이 황재균을 팔아 돈벌이하려고 끼워 맞춘 선수'라는 평가절하에 시달렸던 김민성이었다.
트레이드 이후 성적을 비교하면 황재균이 더 잘한 건 사실이다. 타율(0.283), 홈런(34개), 타점(240타점) 모두 황재균이 김민성(0.265 30홈런 169타점)에 앞선다. 단 두 선수가 나란히 1군 붙박이를 꿰찬 2012년부터 3년 동안 기록만 비교하면 백중세라는 표현이 좀더 정확할 것이다(표 참조). 이제 김민성은 넥센 팬들이 더는 황재균을 그리워하지 않게 만드는 선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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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