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여중 정구부. 황규인 기자
"유진아, 네가 동생들도 지켜줘야 돼."
안성여중 김유진(3학년)은 24일 열린 대통령기 전국정구대회 중학교 여자부 단식 결승전에서 유독 뜨거운 응원을 받았다. 안방 같은 안성국제정구장에서 경기가 열렸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변이 없는 한 이 경기는 1954년 창단해 60년 역사를 자랑하는 안성여중 정구부의 마지막 경기였다. 김유진은 3-2로 승리하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안성여고 선수들부터 지역 동호인들까지 이 학교를 졸업한 '언니'들이 코트로 몰려나가 김유진의 승리를 축하했다.
안성여중은 정구 대표 선수의 산실이다. 김태주 대한정구협회 사무국장은 "역대 대표 선수의 3분의1은 이 학교 출신"이라고 설명했다. 인천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는 대표 선수 5명 중 김보미와 윤수정도 이 학교를 졸업했다. 이 학교 출신 김경련은 2006 도하, 2010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2연패를 차지했다.
이 학교 김광국 교장이 통보한 정구부 해체일은 다음달 20일. 김 교장의 정년퇴임 이틀 전이다. 안성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김 선생님은 8년간 물심양면으로 정구부를 지원하셨던 분이다. 그러나 퇴임을 앞두고 후임자에게 어려움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해체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안다"며 "정구부 해체를 막을 수 있도록 여러 방면으로 대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안성=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