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깃거리 있는 물건이면 뭐든 사 모아… 조리도구에도 물리학 원리 들어있죠”
골동품과 재미있는 물품으로 둘러싸인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의 연구실. 이 교수는 동화책 집필, 로봇 만들기, 깨진 앤티크 수집 등 다양한 취미생활을 중심으로 책을 썼다. 웅진서가 제공
지난달 말부터 프랑스 낭트에 머물고 있는 이 교수와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동료 프랑스 과학자의 초청을 받고 낭트대에서 비행기에 들어갈 신재료를 찾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내 전공이 마이크로파인데 이걸 이용한 특수 현미경으로 탄소물질을 관찰하고 있다.”
―물리학과 전혀 상관없는 취미가 많은 것 같은데….
“물리학만 24시간 파헤칠 수도 있겠지만 자유롭게 다른 걸 하고 싶을 때가 있더라. 그런데 딴짓을 하더라도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노는 게 아니라 뭔가 공부를 하려고 노력한다. 골동품 하나를 감상해도 배경에 깔린 역사를 알면서 나만의 관점을 가지려고 한다. 그리고 이런 활동들을 하면 기분이 좋아지고 여러 상상을 할 수 있어 물리학적 영감을 얻는 경우가 많았다. 책에도 썼지만 일본에 있을 때 지도교수에게 선물 받은 연필 깎는 기계가 있다. 전압 110V용이어서 사용하지 못하고 그냥 책상에 모셔놓고 있는데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가기 전 이걸 보면서 7년간의 일본 유학생활을 돌이켜보고 여러 상상도 하면서 머리를 푼다.”
―여행을 떠날 때마다 다양한 골동품을 수집하는 것 같던데….
―책에 나오는 사진과 삽화를 직접 작업했다고 들었다.
“예전에 딸 채린이에게 한글을 가르치려고 사인펜으로 동화책을 만든 적이 있다. 스토리는 어린 두 딸을 재울 때 내가 멋대로 지은 얘기를 바탕으로 했다. 여기에 살을 좀 붙여서 아예 동화책 ‘박치기 깍까’를 펴냈는데 나중에 영어와 일본어, 프랑스어, 아르메니아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이번 책 사진은 내 아이폰5로 모두 찍었다. 촬영한 다음에 바로 편집자에게 전송할 수 있어 편했다.”
―앞으로 또 뭘 해볼 건가.
“요리책을 내거나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웹툰을 통해 물리학 얘기를 쉽게 풀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