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땀 한 땀 손끝으로 전하는 이야기/지혜라 글, 그림/36쪽·1만1000원·보림
보림 제공
‘한 땀 한 땀 손끝으로 전하는 이야기’는 할머니 댁을 찾은 슬이에게 할머니와, 또 할머니의 할머니가 ‘직접 지은 옷’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입니다. 전통 화각장에 대한 살뜰한 안내서에 이은 전통 바느질과 자수에 관한 지혜라 작가의 관심이 고스란히 담긴 책입니다. 할머니에게는 할머니의 할머니들로부터 전해져 온 보따리가 다섯 개 있습니다. 보따리마다 그 안에 스민 깊고도 아련한 이야기들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천 조각 백 개를 오목조목 이어서 만든 알록달록 빛깔 고운 조각보는 전쟁을 겪으며 할머니와 단둘이 살았던 슬이 할머니의 어린 시절 추억들입니다. 만든 지 백 년도 더 되었지만 촘촘하고 깔끔한 만듦새가 놀라운 삼회장저고리와 남치마, 오색 비단 띠로 만든 색동 굴레, 모란꽃을 정성스럽게 수놓은 자수 가리개, 그리고 솜을 두둑이 넣어 정성껏 누빈 옥색 두루마기가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냅니다. 보따리에서 나오는 물건들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꼼꼼하고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글과 그림은 어떤 안내서보다 알찹니다. 바느질과 자수 기법에 대한 설명도 있어 천과 바늘과 실이 있다면 당장 옷 한 벌 만들 수도 있을 것만 같습니다. 눈썰미가 좋은 아이들이라면 이 책을 참고로 인형 옷을 만들겠다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 가지 바느질용품을 발견하는 재미도 놓치지 마세요.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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