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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연씨 “맨유서 에이전트 해볼래? 제안에 애들 눈빛 달라져”

입력 | 2014-07-23 03:00:00

입시서적 ‘교육의 정석’ 낸 김미연씨




복잡한 입시정보를 명쾌하게 정리한 ‘교육의 정석’을 4년째 펴낸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어른들은 ‘요즘 애들은 꿈이 없다’고 하죠? 사실은 꿈이 없는 게 아니라, 애들이 아는 직업 자체가 없어요. 적성과 목표를 찾아주는 것이 입시보다 우선입니다.”

2011년부터 매년 각종 입시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교육의 정석’ 리포트를 펴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38). 그가 이번에는 대학과 중고교 입시에 필요한 정보를 총정리한 2권의 단행본(대입편, 중·고입편)을 내 학부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처음으로 낸 이번 단행본에서 그는 2015학년도 입시에 대한 주요 정보와 새롭게 바뀌는 전형 정보를 정리했다. 대입편에서는 새로 발표된 대입전형 간소화 정책을 분석하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등 주요 대학 10곳의 입시전형별 특성 및 평가 기준도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중·고입편에서는 외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과학고 과학영재고 등 특목고 입학전형을 집중 해부했다.

올해는 의대, 교대뿐만 아니라 체육대 공략법도 소개해 눈길을 끈다. 김 연구원은 “남학생 학부모들을 만나면 ‘박지성 박찬호 같은 재능도 없으면서 운동만 하려고 한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는다”며 “이때 아이를 윽박지르지 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가서 에이전트를 해보는 건 어떨까’라고 말하면 눈이 반짝반짝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학사 과정에서 체육을, 석사 과정에서 스포츠마케팅이나 스포츠의학을 하는 등 다양한 길이 있다는 설명이다. 실기평가에 자신이 없어도 성균관대 학생부 종합전형, 연세대 일반전형(논술 위주) 등을 노려볼 수 있다고 김 연구원은 조언했다.

김 연구원은 “이제는 전 과목 만점이 아니어도 수시전형을 통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이를 잘 활용하려면 아이가 잘하는 부분이 무엇인지부터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능을 잘 본다면 정시, 내신성적이 좋다면 수시 학생부교과전형(내신성적 위주), 내신은 좋지 않아도 꿈을 일찍 발견한 아이는 수시 학생부종합전형(내신+비교과), 논술을 잘한다면 수시 일반전형(논술+학생부교과+수능 최저) 등 전형을 미리 선택해 준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형이 너무 복잡해 학부모들이 혼란스러워하는 것이 안타깝다”며 “정부가 소통에 실패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또 “2015학년도부터 수시는 학생부(교과/종합)·논술·실기(특기) 위주, 정시는 수능·실기 위주 등 6가지로 단순해졌다”며 “문제는 비슷한 전형이어도 각 대학마다 명칭도 다르고 요소별 가중치가 제각각이라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수시 학생부교과전형을 서울대는 ‘수시 지역균형 선발전형’, 고려대는 ‘학교장 추천전형’, 연세대는 ‘학교생활 우수자전형’이라고 표기한다. 김 연구원은 “수시전형이 3000여 가지라는 말이 이래서 나왔다”며 “교육부가 학교별 전형용어라도 통일해 주면 한결 이해하기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율형사립고 폐지를 주장하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 대해서도 “일반고의 낡은 교육방식부터 바꾸라”고 쓴소리를 했다. “특목고·자사고에서 서울대로 많이 보내는 건 구술면접 중심의 서울대 수시 일반전형(전체의 53.2% 선발) 시스템에 잘 적응했기 때문이기도 해요. 자사고를 없애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수십 년 전과 똑같이 고개 숙이고 필기만 하는 일반고 수업 광경부터 바꿔야 합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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