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5집 들어보니…
《 피아노의 흰 건반만으로 누가 가장 쉽고 아름다운 멜로디를 만들어내느냐를 가리는 대회가 열린다면 트로피는 미국 싱어송라이터 제이슨 므라즈(37)가 가져갈 가능성이 크다. ‘아임 유어스’ ‘러키’ ‘라이프 이스 원더풀’ ‘아이 원트 기브 업’ ‘유 앤드 아이 보스’…. 낙천적인 선율과 감미로운 목소리, 물 흐르듯 유연한 가창력으로 구성된 그의 노래는 진한 에스프레소 더블샷에 말랑하고 달콤한 연유를 집어넣은 카페라테 같다. 》
영국 배우 휴 그랜트를 닮은 팝 가수 제이슨 므라즈는 신작 ‘예스!’에서 긍정, 평화, 사랑, 자연 회귀의 메시지에 종교처럼 매달린다. CD 표지는 므라즈의 뜻에 따라 100% 환경재생지로 제작됐다.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전문가들은 대체로 므라즈의 신작을 호평했다. 의견을 물은 넷 중 셋이 ‘예스!’를 므라즈의 최고작으로 지목했다. 박현준 DJ(경인방송 FM ‘박현준의 라디오 가가’)는 ‘예스!’에 10점 만점에 9점을 줬다. 그는 “대지의 숨결을 담은 듯 깊고 넓은 울림으로 가득한 사운드 위에 긍정, 희망, 사랑의 메시지가 가득 펼쳐지는 앨범”이라고 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의식적 실험 대신 므라즈가 특유의 편안함이란 요소를 솔직하게 마주한 작품”이라고 했다. 이진섭 평론가는 오히려 내재된 실험을 엿봤다. 그는 “녹음 방식이나 섬세한 소리들을 통해 표현 방식의 변화를 준 흔적은 그가 추구해온 포크 팝의 배포를 크게 만들어줬다”고 했다.
반면 이경준 평론가는 신작을 므라즈의 저점으로 봤다. 그는 ‘예스!’에 대해 “‘베스트 프렌드’가 풍기는 도시적 향취와 ‘러브 섬원’이 내비치는 위태로운 로망스는 주목할 만하지만 초창기에 보여줬던 정제되지 않은 에너지가 여전히 그립다”고 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