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부작사부작”
한걸음씩 옮길 때 마다 무릎까지 올라오는 풀숲을 헤치고 걸었다. 푹 눌러쓴 모자 사이로 언뜻 비추는 햇살이 따갑게 느껴질 때 즈음 뜨겁게 타오른 마른 몸을 식혀주듯 어디선가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이 더없이 반갑다.
가끔은 멈춰서 허리를 쭉 펴고 돌아보면 광활한 풍광을 걸어 왔음을 뒤늦게 깨닫는다. 모두가 정상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때로는 정상에서 맞이하는 잠시의 성취감 보다는 한고비씩 능선을 오를 때 마다 느껴지는 이런 잠깐의 달콤함에 취해 산행을 선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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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라푸마 ‘백두대간 대종주 시즌2’의 특징은 매월 ‘色다른 산행’으로 구성된다는 것. 월별로 테마를 구성해 구간별 색상을 선정, 각 테마 별 산행 지원동기에 따라 선발이 이뤄진다. 지난 3월 15일, 지리산 1구간 종주를 시작으로 4월에는 지구의 달, 5월에는 가정의 달, 6월에는 보훈의 달 테마로 진행된 바 있다.
이번 7월에 진행된 라푸마 ‘백두대간 대종주 시즌2’ 5구간 종주 테마는 ‘산으로 떠나는 휴가철 산행’이다. 산행에 참가한 고객의 연령층은 40~50대 부부부터 20대 대학생, 7살 아이까지 무척이나 다양했다.
잘 닦아놓은 산길이 아닌 수풀을 헤치면서 올라가야 했지만 자연 그대로를 느낄 수 있었다.소사고개에서 1시간을 걸어 올라간 삼도봉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약 1시간 30분 정도를 더 걸어 올라가니 대덕산(해발 1290m) 정상에 올랐다. 올라가는 길이 풀숲을 헤쳐야 했다면, 내려오는 산길은 곳곳에 마련된 계단 덕분에 한결 편했다. 더욱이 진흙길에 미끄러질 우려가 있었지만 계단이 있는 내리막길과 평탄한 길이 반복되면서 수월하게 하산할 수 있었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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