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 음악축제인 대관령국제음악제가 시작됐다. 올해도 세계적인 국내외 아티스트들이 참여해 8월5일까지 소리의 향연을 펼친다. 스페인의 무용가 벨렌 카바네스. 사진제공|대관령국제음악제
■ 대관령국제음악제, 내달 5일까지 소리의 향연
올해도 국내·외 저명연주가들 대거 참가
정열의 플라멩코부터 고품격 클래식까지
손열음·김태형·김다솔 바흐 연주도 기대
여름이면 대관령에 클래식의 꽃이 흐드러지게 핀다. 머리가 익을 듯 이글거리던 태양이 힘을 잃어갈 즈음, 대관령 곳곳에서는 가녀린 바이올린이 집시의 달을, 피아노가 잠 못 드는 푸른 밤을, 첼로가 흙냄새 짙은 바흐의 옛 선율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 스페인의 정열을 담은 플라멩코, 기타와 춤으로 만난다
대관령국제음악제는 15일부터 8월5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를 베이스캠프로 삼아 강원도 곳곳에서 열린다. 뭐니 뭐니 해도 대관령국제음악제의 간판 프로그램은 ‘저명연주가 시리즈(7/24∼8/3)’다. 말 그대로 ‘저명’한 국내외 연주자들이 참가해 무대를 꾸민다. 그 해 대관령국제음악제의 성패는 얼마나 ‘저명’한 연주자들이 참여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는 어떤 연주자들이 대관령을 찾을까.
일단 스페인으로 날아가 보자. ‘스페인’하면 딱 떠오르는 음악이 안달루시아 집시음악에서 비롯된 플라멩코다. 이번에 내한하는 벨렌 카바네스는 캐스터네츠를 양 손으로 연주하며 춤을 추는 댄서다. 스페인 음악을 가장 맛깔스럽게 연주해주는 악기로 기타를 빼놓을 수 없다. 국제무대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수페이 양이 합류한다. 두 사람은 보케리니의 ‘기타 오중주’에서 협연할 예정이다.
● ‘코리안 피아니즘’ 손열음·김태형·김다솔, 바흐에게 경의를 표하다
거인들의 귀환도 반갑다. ‘클라리넷의 거인’ 리차드 스톨츠만이 2년 만에 대관령으로 컴백한다. 2년 전 대관령에서 그의 연주를 접하는 행운을 누렸다. 그 천의무봉한 소리의 향연을 잊을 수 없다. 누구라도 단박에 클라리넷의 팬이 되어버릴 만한 연주였다.
스페인 출신의 첼리스트 루이스 클라렛, 노장 피아니스트 피터 프랭클도 다시 대관령을 방문한다. 지난 해 대관령을 방문한 클래식 팬이라면 세 명의 첼리스트인 게리 호프만, 다비드 게링가스, 지안 왕이 바흐의 무반주 첼로모음곡을 돌아가며 연주해 호평을 받았던 콘서트를 기억할지 모른다. 올해는 피아노 연주자 세 명이 바흐에게 경의를 표한다. 한국 피아니즘의 젊은 피들인 손열음, 김태형, 김다솔이 각각 하프시코드, 오르간, 바이올린을 위해 작곡된 바흐의 작품을 피아노 버전으로 들려준다.
음악제 기간 동안 대관령을 방문하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호사스러운 귀의 휴가가 될 듯하다. 워터파크 오션700, 알파인코스터 등 알펜시아리조트는 놀거리, 볼거리, 먹을거리도 풍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