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영광/다비드 사피어 지음·이미옥 옮김/420쪽·1만2800원·예담
‘만일 우리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한다면, 왜 예전과 달라졌을까? 왜 나는 우리 가족에게 뭔가를 함께 해야 한다고 강요해야만 할까? 마지막으로 가족이 함께 무언가를 시도한 게 대체 언제였더라?’
싸우느라 바쁜 가족이 어느 날 파티에 초대받으면서 사건이 시작된다. 몬스터 변장을 하고 참석한 파티에서 큰 망신을 당하고 귀가하는 길, 거리의 노파가 다가온다. “너희는 불행해, 모두 다. 행복한 가족은 모두 서로 비슷해. 그러나 불행한 가족은 모두 나름대로 특별난 방식으로 불행하지.”
가족보다 직장에 무게중심을 뒀던 아버지는 프랑켄슈타인이 된 뒤 목숨을 걸고 가족을 지키고 아내에 대한 설렘을 되찾는다. 꿈 없고 불만 많은 딸은 세계를 여행하며 타인을 돕는 삶을 살고자 한다. 용기 없던 아들은 거친 소녀에게 당당히 사랑을 고백한다. 모든 불행을 엄마 탓으로 돌리는 아이들과 가정에 무심한 남편에게 지치고 상처받은 엄마는 가족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며 사랑을 확인한다.
싸움과 스트레스 없는 가족은 없다. 가족이 항상 행복할 수는 없다. 하지만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사랑하지 않으면 가족은 서로에게 몬스터에 불과할지도 모르니까.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