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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덮친 ‘환율 근심’

입력 | 2014-07-09 03:00:00

원高에 올 성장률 0.1~0.4%P 하향… 삼성전자 2분기 영업익 1년새 24%↓




1990년대 후반의 1차, 2000년대 중반 2차에 이은 ‘3차 원고(高) 쇼크’가 한국 경제를 덮치고 있다. 세월호 참사 등의 여파로 실물경기가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금융시장에선 달러당 세 자릿수 환율이 임박해 올 하반기 경제가 사실상 시계 제로 상태에 놓였다.

8일 민간 경제연구소들에 따르면 이 기관들은 예상보다 급격한 환율 하락세의 영향을 감안해 최근 잇달아 올해 한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 초·중반대로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원화 강세를 반영해 올해 성장률을 당초 3.5%에서 3.4%로 0.1%포인트 낮췄다. 이 연구원의 변양규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지금 추세대로 환율 하락세가 이어져 하반기 평균 환율이 달러당 1000원 선에 머물면 성장률이 3.3%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LG경제연구원도 원화 강세 등의 요인을 들어 전망치를 3.9%에서 3.6%로 0.3%포인트 낮췄고 현대경제연구원도 3.6%로 0.4%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당초 원화 강세의 타격은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비하지 못한 수출 중소기업들에 집중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그러나 삼성전자마저 올 2분기(4∼6월) 중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대표 기업들도 원고 쇼크의 영향권 안에 놓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환율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악화된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이 2012년 2분기 이후 최저치인 7조2000억 원으로 전년 동기(9조5300억 원) 대비 24.5%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1997년 자유변동환율제도 시행 이후 원화가 추세적으로 강세를 보인 1999∼2000년과 2005∼2007년에 이어 ‘3차 원고 시대’가 도래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의 원화 강세는 글로벌 경기와 교역이 둔화된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어 예전의 1, 2차 원고 때보다 기업들에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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