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도피중 지인에 “우발적 살인”… 김형식엔 “이용해서 미안” 메시지 경찰, 金의원 지시 여부 확인중 AVT사, 팽씨측에 1300만원 보내… 金의원 ‘뒷돈 우회로’ 활용 가능성
“김형식이 (범행에 연루된 게) 맞지?”
5월 중순 중국에 도피 중이던 ‘강서구 재력가 살인사건’ 용의자 팽모 씨(44)에게 후배 이모 씨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냈다. 팽 씨의 아내 A 씨에게 “김형식 서울시의원이 자꾸 어려운 일 있으면 연락하라고 한다”는 얘기를 들었던 이 씨는 TV에서 팽 씨의 뒷모습이 잡힌 폐쇄회로(CC)TV를 보고 김 의원과의 관계를 직감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변은 “아니다. 알면 너도 다친다”였다.
지난달 24일 한국으로 송환돼 구속 수감된 팽 씨는 “김 의원이 부탁해 송 씨를 살해했다”고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그러나 팽 씨가 중국에서 보낸 메시지들은 이와 정반대의 내용을 담고 있다. 팽 씨는 “중국에서 공안에 잡히고 나서도 한동안은 내가 다 짊어지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실제로 그는 중국에서 대여섯 차례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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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경찰은 2012년 500억 원대의 호남고속철도 궤도공사에 레일 부품 납품업체로 선정 된 AVT사가 팽 씨 부인에게 보낸 돈이 다시 제3자 계좌로 흘러간 것을 확인하고 조사 중이다. 2012년 4월 4일 팽 씨 부인 계좌에 AVT사 대표 이모 씨 명의로 1300만 원이 입금됐다. 이 돈은 곧바로 팽 씨와 동업관계에 있던 B 씨의 계좌로 이체됐다. 이에 대해 팽 씨는 “당시 김 의원에게 1500만 원을 빌려달라고 했는데 며칠 뒤 이 씨 명의로 입금됐다. 이 돈은 부모님 집수리 등 부모님을 도와드리는 데 썼다”고 밝혔다. 이는 김 의원이 AVT사의 돈으로 팽 씨에게 선심을 쓰면서 훗날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팽 씨 부인 계좌로 이체하라고 했을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입금된 1300만 원은 팽 씨가 김 의원에게 빚진 돈 7000만 원 중 일부다.
서울남부지검은 김 의원의 살인교사 동기를 입증하는 데 수사를 집중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7일 “경찰에게 넘겨받은 증거자료 분석을 마쳤고 보강수사를 하고 있다”며 “건물 용도변경 관련 로비 의혹 등 살인교사 동기 부분을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팽 씨의 구속 만기일(12일)까지 살인교사 동기 입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구속 기간을 연장(최장 10일)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