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팬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월드컵 시청자수, 월드시리즈·NBA 파이널 추월
젊은 층 중심 인기, 히스패닉 증가도 축구 열기 부추겨
메이저리그 상징 뉴욕 양키스도 프로축구단 지분 소유
카카, 다비드 비야 등 축구 스타들도 MLS 입성
미국 언론 “2030년 월드컵에선 미국 우승” 전망
축구에서도 ‘아메리칸 드림’의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축구 열기가 뜨겁다.
3일(한국시간) 미국 LA 타임스에 따르면, 2일 벌어졌던 벨기에-미국의 2014브라질월드컵 16강전 TV 시청인구는 약 216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 미국-포르투갈의 조별리그 G조 2차전 시청자수(약 2470만명)를 넘어서진 못했지만, 벨기에전이 평일 오후 4시(미국 동부시간 기준)에 열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치다. 지난 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와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의 평균 시청자수는 약 1500만명이었다. 월드컵이 미국 내 인기 프로스포츠 이벤트의 시청자수를 뛰어넘은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벨기에전 이후 클린트 뎀프시, 팀 하워드 등 미국대표선수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격려한 것도 달라진 축구의 위상을 반영한다.
특히 축구는 미국의 젊은 층에게 급속도로 파고들고 있다. 미국 스포츠전문채널 ESPN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12~17세 청소년 응답층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인기를 동등하게 평가하고 있다. 이미 2002년 흑인을 제치고 미국 최대의 비백인계 소수민족이 된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세도 축구 열기에 단단히 한 몫 하고 있다. 중남미에 뿌리를 둔 히스패닉 가운데는 광적인 축구팬들이 많다. 히스패닉은 현재 미국 인구의 17%에 이르며, 향후 이 비율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으로서도 미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성장은 매력적이다. FIFA 제롬 발케 사무총장은 “미국이 2026년 월드컵 개최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 블룸버그비지니스워크는 4일 “미국축구대표팀이 현재 추세대로 성장한다면, 2030년 월드컵에선 우승권에 들 수 있다”는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