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원들, 날 없는 사람처럼 취급”
강원 고성군 22사단 일반전방소초(GOP)에서 총기 난사 사건을 일으킨 임모 병장(22)이 도주 이후 군 수색조와 잇달아 마주쳤지만 거짓말로 둘러대 따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30일 군 수사당국에 따르면 임 병장은 두 차례의 신문 조사에서 “사건 다음 날인 6월 23일 낮 고성군 현내면 일대에서 도주하는 과정에 군 수색조와 두세 차례 마주쳤지만 ‘상급자 심부름을 간다’고 둘러대 빠져나올 수 있었다”고 진술했다. 임 병장은 군 수색조가 자신을 경계하거나 몸수색을 하지 않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진술이 사실이라면 사건 발생 이후 9개 대대 규모의 병력과 헬기, 특수부대까지 동원한 군 당국의 대대적인 수색작전에 큰 구멍이 뚫렸음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군 소식통은 “당시 임 병장의 명확한 인상착의가 공유되지 않았고, 같은 복장을 한 상황에서 군 수색조가 간과했을 개연성이 있다”며 “군 수사기관에서 임 병장 진술의 사실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
군의 중간 수사 결과 임 병장은 사건 당일 GOP에서 K-2 소총으로 10여 분간 최소 25발을 발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육군 관계자는 “임 병장은 근무 초소에서 열사병 예방장구를 챙겨오던 중 20여 m 떨어진 동료들을 향해 수류탄을 던진 뒤 대피호 등으로 피신하는 장병들을 쫓아가면서 총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