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량석(道場釋)과 28번의 범종소리에
뭇 생명들이 조금씩 꿈틀거리며
어둠을 걷어내고 있다.
먼 산에서 해무와 함께 밀려오는
전남 해남군 미황사의 범종소리가
남도의 금강산이라 불리는
달마산(達摩山) 도솔봉(兜率峰)에 숨어 있는
도솔암(兜率庵)에도 전해진다.
무서울 법도 하지만
내 몸은 어느새 가부좌를 틀고
암벽에 몸을 맡기니,
‘내 안의 나’라는 수많은 존재의 망념들이
저 산 밑으로 과감하게 버려진다.
내 마음의 수행이다.
땅끝마을 창망한 바다에서
안개를 뚫고 세상 속으로 비쳐드는 맑은 햇살이
더 없이 시리고 투명하기만 하다.
전남 해남 달마산에서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