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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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 걸린 벨기에와의 일전을 앞둔 태극전사들의 얼굴은 사뭇 비장하기까지 합니다. 그렇습니다. 반드시 우리가 이겨야 하는 경기이니까요. 그것도 가급적 큰 점수차로요. 벨기에는 이미 16강에 올라 있습니다. H조 최하위인 한국과는 처지가 크게 다릅니다.
문득 1998년 프랑스월드컵을 떠올려봤습니다.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다른 한 장면이 스쳐 지나가는군요. 학창 시절, TV를 통해 지켜본 한국과 벨기에의 경기. 한국은 2연패를 당해 일찌감치 16강 진출이 좌절된 상태였죠. 반면 벨기에는 한국을 2골차 이상으로 꺾을 경우 16강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지금의 한국이 벨기에를 상대로 2골차 이상의 승리를 갈구하고 있으니, 16년의 시차를 두고 묘한 데자뷰가 아닐 수 없네요.
그 때, 그 순간을 오랜만에 되돌아볼까요? 누구나 벨기에의 낙승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한국이 멕시코에 1-3으로 역전패한 데 이어 네덜란드에는 0-5로 맥없이 무너진 터라, 1998년 6월 25일 승부의 추도 벨기에 쪽으로 기울고 있었죠. 하지만 우리에게는 비장의 무기가 있었습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간절함과 열망이었죠. 16년 전 태극전사들은 만신창이가 된 몸을 추슬러 벨기에에 당당히 맞섰고, 결국 먼저 실점하고도 1-1로 비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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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은 상하지만 우리로선 전혀 나쁠 것이 없습니다. 그만큼 벨기에가 우릴 쉽게 생각한다는 의미니까요. 또 백업 멤버로도 만만찮은 스쿼드를 구성한다는 벨기에에게도 분명 허점은 있을 테니까요. 상대의 약점을 찾아내는 것은 우리 코칭스태프의 몫이죠. 한국을 만나 조별리그 통과에 실패한 1998년 그 때의 벨기에와는 전혀 다른 결과를 우리 ‘홍명보호’가 내기를 기대해봅니다.
상파울루(브라질)|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