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출근시간에 월드컵… 경찰 “운전자 DMB 시청 단속 강화” DMB 시청, 음주운전보다 위험… 적발땐 범칙금 6만원-벌점 15점
경찰은 월드컵 기간에 주행 중 DMB 시청 단속을 강화한다. 경찰에 적발되면 범칙금 6만 원과 면허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정상적으로 운전할 때의 전방 주시율은 78.1%인데 운전 중 DMB를 시청할 때에는 58.1%로 크게 낮아진다. 심지어 음주운전(혈중알코올농도 0.1%일 경우)을 할 때의 전방 주시율(71.1%)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장애물을 피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DMB를 시청할 때 1.12초로 음주운전(1.40초) 때와 비슷해 사고 위험성이 높다.
기자는 최근 경북 상주시 교통안전교육센터에서 DMB를 시청하며 운전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직접 실험해봤다. 급제동 코스, 위험회피 코스, 고속주행 코스 등 세 가지 코스에서 일반 주행과 DMB를 시청하며 주행했을 때를 비교했다. 세 가지 실험 모두 DMB를 시청하며 주행했을 때 안전도가 현저히 낮았다. 심지어 실험 도중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사고까지 날 뻔했다.
급제동 코스(물기둥 20m 앞에서 갑자기 신호등이 빨간불로 바뀔 때 물기둥에 부딪치지 않게 제동하는 코스)에서는 시속 40km로 차를 직접 몰았을 때 물기둥 5m 앞에서 차를 멈췄지만 DMB를 보며 같은 속도로 달렸을 때는 2m 앞에서 멈췄다. 시속 50km로 차를 몰았을 때는 물기둥과 충돌 후 6m를 지나서 차량이 멈췄다. DMB를 보며 같은 속도로 달렸을 땐 충돌 후 16m나 지나서야 차량이 멈췄다. 물기둥이 사람이었다면 큰 사고로 이어졌을 만한 상황이었다. 위험 상황(물기둥과의 충돌)을 예상하고 있었는데도 DMB를 시청하며 운전했을 땐 반응 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빨간색 고깔 80개로 차 한 대가 빠져나갈 만한 길을 꼬불꼬불하게 만들어 놓은 180m S자 코스. 기자가 이 위험회피 코스를 정상 주행했을 땐 고깔을 하나도 쓰러뜨리지 않았다. 하지만 DMB를 시청하며 주행했을 땐 10m 나아갔을 뿐인데 고깔 3개를 쓰러뜨리고 코스를 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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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모 기자 m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