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들이 바뀌었지만 그래도 불편하다. 비좁은 실내와 멀미가 생길 것 같은 승차감, 몸으로 전해오는 소음과 진동, 엔진과 배기음까지 요란하다. 많은 부분이 평범해졌지만 특유의 유전자는 고스란히 남았다. 남과 다른 개성을 추구하는 운전자를 위해 입맛 당기는 요소는 늘었고, 여전히 운전자를 제외한 승객에 대한 배려는 부족하다.
BMW의 고급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는 브랜드의 특징으로 놀이동산 ‘카트’를 타듯 생동감 넘치는 운전의 재미를 꼽고 있다. 알고 보면 브랜드의 기원이 레이싱 혈통을 잇고 있기에 모든 요소들이 보다 실감나는 운전을 체감할 수 있는데 맞춰진 것은 당연하다.
미니는 국내에 3세대 신차가 나오자 그 인기를 증명이라도 하듯 판매율이 급성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3세대 미니의 출시와 함께 지난달 미니 브랜드 전체는 총 601대를 판매해 전월(302대)대비 99.0%의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30.4% 증가한 수치다.
3세대 미니 쿠퍼와 미니 쿠퍼 하이트림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22.4kg.m으로 전 모델보다 출력은 11%, 토크는 37% 향상됐다. 정지 상태에서 100km/h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2.6초 줄어든 7.8초를 기록하고 있다.
복합연비는 쿠퍼와 하이트림의 경우 14.6km/L, 쿠퍼 S는 13.7km/L로 이전 모델보다 소폭 개선됐다. 하반기 출시될 디젤 엔진 모델 쿠퍼 D의 경우 19.4km/L에 달하는 연료 효율성을 발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3세대 모델로 출시된 미니의 가장 큰 특징은 드라이빙 모드가 지원되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변속기 하단에 위치한 버튼을 통해 스포츠/미드/그린의 3가지 주행을 선택할 수 있으며 각 주행모드에 따라 확연히 다른 출력과 연비를 기록하며 뚜렷한 개성을 엿볼 수 있다.
3세대 미니의 강력한 힘은 스포츠 모드에서 빛을 발한다.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화도로에 들어서면서 변속기 하단 주행버튼을 눌러 스포츠 모드로 바꿨다. 스포츠 모드에선 가속 페달을 살짝만 밟아도 차가 들썩인다. 이전에 느꼈던 미니쿠퍼의 주행감과는 전혀 다른 느낌이다. 보다 상위 라인업에 위치한 JCW 모델들을 타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다.
김훈기 동아닷컴 기자 hoon14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