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지, 한명만 웃는다
《 새누리당에 짙은 전운(戰雲)이 감돌고 있다. 각각 ‘친박(친박근혜) 맏형’과 ‘비주류 좌장’ 격인 새누리당의 서청원, 김무성 의원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기 때문이다. 김영삼(YS) 대통령을 따르던 민주계 동지로서, 이회창 캠프의 핵심으로서 한길을 걸었다가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외길에 마주 선 것이다. 두 중진의 격돌은 당을 흔드는 ‘빅뱅’이다. 당 초선들 모임인 ‘초정회’는 사실상 두 의원을 겨냥해 “초선 의원 줄 세우기 하지 말라”는 성명을 냈다. 》
▼ 서청원 “黨이 정치 주도… 책임대표 될것” , “과거 없이 미래 있나” 김무성 개혁론 반박 ▼
서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요 이슈는 당정 협의를 해야 하지만 조그마한 것까지 청와대의 지시를 받거나 눈치를 보면 안 된다”면서 “당 대표는 모든 정치의 중심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춰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의 모든 경륜과 경험을 다 토해내서 대통령을 뒷받침하겠다”며 “(다만) 정치는 국민과 제일 먼저 소통하는 당이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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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의 ‘과거 대 미래’ 발언에 대해 서 의원은 “나를 의식해서 (발언을) 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면서도 “과거가 없는 미래가 어디에 있느냐. 우리는 전부 미래를 향해서 가는 것이며 과거에 잘못된 것이 있으면 반추해서 미래로 가면 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서 의원은 10일 ‘새누리당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어 사실상 출사표를 낸다. 공식 출마 선언은 이번 주 별도로 할 계획이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 김무성 “과거 정치문화와 결별… 공천권 개혁”, “이정현 보궐선거 출마? 그런 선택 안할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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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은 논란이 되고 있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의 유임 가능성에 대해 “비서실장은 대통령의 선택사항이며 필요하다면 (김 실장의 유임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과 ‘불편한 관계’로 비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다만 김 실장에 대해선 “당청관계를 너무 수직적 관계로 만든 것은 잘못이고 그 부분은 바꿔야 된다”고 지적했다. 또 이정현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의 서울 동작을 보궐선거 출마설에 대해선 “(이 수석이 출마하면) 치열한 중간평가 선거가 될 것이다. (이 전 수석이) 그런 선택을 안 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서 의원은 저와 오랜 기간 좋은 관계였고 제가 원내대표를 할 때 서 의원의 사면·복권을 강하게 요청했다”고 회고했다. 하지만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한 방식에 차이가 있다. (서 의원이) 자기만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생각하는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꼬집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