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립묘지 입구에 세워
아웅산 테러 희생… 본보 이중현 기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있는 아웅산 국립묘지는 북한이 1983년 10월 9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과 수행단을 겨냥해 폭탄 테러를 자행한 곳이다. 전 전 대통령은 화를 면했지만 서석준 부총리와 이범석 외무부 장관 등 대통령 수행단 17명과 미얀마인 7명이 사망하고 50명이 부상했다. 정부 인사가 아닌 민간인으로는 유일하게, 현장을 취재하던 동아일보 사진부 이중현 기자가 순직했다.
아웅산 테러 희생… 본보 이중현 기자
해외자본 밀물… 콧대 높아져
외국인 투자와 무상원조가 급증한 미얀마의 콧대가 높아지면서 한국-미얀마 간 협력사업이 잇달아 삐걱대고 있다. 2011년에 집권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한 뒤 미국의 제재 해제로 미얀마에는 지정학적 경제적 잠재가치를 겨냥한 각국의 경제협력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정부 일각에서는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마음이 너무 다른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6일 “미얀마의 요청으로 양곤 강에 짓기로 했던 ‘한-미얀마 우정의 다리’가 재원 조달 방식에 대한 이견 때문에 표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길이 2.2km인 ‘우정의 다리’의 공사비는 1억4600만 달러(약 1492억 원)에 달한다. 한국은 유상원조로 다리를 건설하기 위해 타당성 조사를 마쳤고 그 결과를 토대로 올 초 미얀마에 차관 신청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미얀마는 최근 “무상원조로 해달라”고 태도를 바꿨다. 한국은 유·무상 비율을 7 대 3까지 낮출 수 있다고 수정 제안했지만 미얀마는 이마저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정부의 양곤개발위원회(YCDC)는 한발 더 나아가 “한국이 친선 목적으로 다리를 짓기로 하고 건설비용의 100%를 부담하기로 했으나 차관 방식으로 재협상을 요구해 추진 계획을 중단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 당국자는 “미얀마가 한국의 호의적인 협력사업 제안에 적반하장 식으로 대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맞받았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