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Cup Brasil 2014 D-7] 홍명보 감독 “상대팀의 도발적 발언은 우리 선수들 승부욕 자극”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5일 미국 플로리다 주 어벤추라의 턴베리 아일 리조트에서 열린 취재진과의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 감독은 “아직 제 입으로 목표를 말한 적이 없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조별리그 통과가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대표팀은 이날 컨디션 조절을 위해 훈련을 쉬었다. 마이애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홍 감독은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고 있을 때 선수들을 불러 모아 놓고 “일본을 절대 깎아내리지 말고 무조건 칭찬하고 띄워주기만 하라”는 지시를 따로 내렸을 정도다. 당시 홍 감독의 지시를 가장 적극적으로 따른 선수가 김보경(카디프시티)인데 김보경은 언론과의 인터뷰 때마다 일본은 굉장히 위협적인 팀이라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홍 감독은 상대가 우리를 얕잡아 보고 무시하는 건 오히려 반긴다. 우리 선수들의 호승심을 자극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마이애미에서 축구 대표팀의 전지훈련을 지휘하고 있는 홍 감독은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도 호승심을 생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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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감독이 런던 올림픽 8강전 상대였던 축구 종주국 영국의 최대 패착으로 스튜어트 피어스 감독의 발언을 꼽았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당시 피어스 감독은 한국과의 경기를 앞두고 “나는 한국 선수들을 잘 모른다. 관심도 없다”면서 무시하는 듯한 말을 했는데 이 발언이 올림픽 대표팀의 호승심을 부추겼다는 얘기다.
피어스 감독과는 달리 홍 감독은 최근 평가전을 잇달아 치른 조별리그 상대국들에 대해 “당초 예상보다 굉장히 강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세 나라 모두 지금 100%의 컨디션이 아닐 텐데 평가전을 놓고 보면 아주 강한 팀들인 것 같다”며 전력을 높이 평가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호승심을 자극하는 심리전까지 머릿속에 두고 있다.
마이애미=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