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디자인경영에 나서기 시작한 건 1996년 이건희 회장의 ‘디자인 혁명’ 선언 이후다. 당시 이 회장은 “다가올 21세기는 문화의 시대다. 기업 디자인은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담아야 한다”며 디자인 경영 실천을 주문했다. 2001년 삼성전자엔 최고경영자(CEO) 직속의 디자인경영센터가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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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2005년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디자인 전략회의를 열고 ‘제2의 디자인 혁명’을 선언한다. 이 회장은 밀라노에 모인 사장단에게 “삼성 제품의 디자인 경쟁력은 1.5류다. 제품이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는 시간은 평균 0.6초인데 이 짧은 순간에 고객을 붙잡지 못하면 승리할 수 없다”고 말하며 디자인 혁신을 강조했다.
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은 1996년 디자인 혁명 선언 이후 디자인 혁신을 통해 세계적인 제품을 만들었지만 초일류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과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삼성은 △독창적 디자인과 UI 체계 구축 △디자인 우수 인재 확보 △창조적이고 자유로운 조직문화 조성 △금형기술 인프라 강화 등 4대 디자인 전략을 선포했다.
제2 디자인 혁명이 시작된 2006년부터 2010년까지는 삼성전자의 ‘디자인 2.0’ 시기다. 이때부터 삼성은 초일류 브랜드로 올라서기 위해 소비자의 동향과 요구사항을 더욱 체계적으로 조사해 제품 개발 과정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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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의 디자인경영은 각종 디자인 공모전에서 잇따라 수상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국제 디자인 공모전인 ‘iF 디자인 어워드 2014’에서도 총 38개의 수상작을 배출했다. 1996년 이후 세계 디자인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은 800여 건에 이른다.
삼성 관계자는 “디자인을 혁신한 보르도TV를 개발해 액정표시장치(LCD) TV에서 세계 1위를 달성한 것처럼 디자인은 제품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차별화된 삼성만의 디자인 아이덴티티를 확보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