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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대희 사퇴… 국정공백 장기화

입력 | 2014-05-29 03:00:00

“전관예우 의혹… 실망시켜 죄송” 청와대 부실검증 책임론 커질 듯




지명 엿새만에…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으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굳은 표정의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전관예우 문제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가 28일 후보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총리 후보로 지명된 지 엿새 만이다. 대법관 퇴임 이후 고액 수임료 등을 놓고 불거진 ‘전관예우’ 논란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 첫 총리 후보였던 김용준 전 헌법재판소장도 아들 병역과 재산 문제로 지명 닷새 만에 사퇴한 바 있다. 세월호 정국을 정면 돌파하려 했던 박 대통령의 인적 쇄신 구상이 헝클어지면서 국정 공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전관예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의혹들로 인해 국민 여러분을 실망시켜 죄송하다”며 “여러모로 부족한 제가 더이상 총리 후보로 남아있는 것은 현 정부에 부담이 된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버팀목과 보이지 않는 힘이 돼 준 가족과 저를 믿고 사건을 의뢰한 의뢰인이 더이상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버겁다”고 말했다.

‘비주류 강골 검사’인 안 후보자의 발탁은 박 대통령의 새로운 인사 실험으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지난해 변호사 개업 이후 10개월 동안 22억 원의 수입을 거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관예우 논란에 휩싸였다. 세월호 참사로 촉발된 관피아 척결의 적임자가 맞느냐는 비판이 이어지자 늘어난 재산 11억 원의 기부 의사까지 밝혔지만 끝내 버티지 못한 것이다.

안 후보자의 낙마로 박 대통령의 ‘국가 대개조’ 계획도 차질이 불가피하다. 국가정보원장과 대통령국가안보실장 등 안보 컨트롤타워가 비어 있는 상황에서 총리 인선마저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또 내각과 청와대 개편까지 맞물려 관가(官街)가 일손을 놓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 외에 부실 검증 논란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인사위원장인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과 검증 책임자인 홍경식 민정수석비서관이 표적이 되고 있다. 여권 일각에선 김 실장의 교체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흘러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한정애 대변인은 “안 후보자의 사퇴는 당연한 일”이라며 “이 모든 책임은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총괄하는 김기춘 비서실장이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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