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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 안대희 총리 내정자와 ‘묘한 인연’ 눈길

입력 | 2014-05-23 14:48:00


'노무현 전 대통령-안대희 후보자'

2014년 5월 23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5주기가 되는 날이다. 바로 전날 안대희(59) 전 대법관이 신임 국무총리 후보에 내정되면서, 두 사람의 묘한 인연이 눈길을 끌고 있다.

안대희 후보는 스무 살이던 1975년 서울대 행정학과 재학 당시 제17회 사법시험에 최연소로 합격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사시 17회 동기로 두 사람은 사법연수원을 함께 다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안대희 후보와의 첫 만남에 대해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이야기한 적이 있다. 노 전 대통령은 "1975년 5월 사법시험 합격통지서를 받기 위해 정부중앙청사에 왔는데 시간이 일러 근처 찻집에서 기다렸었다"면서 "그때 안대희 씨를 처음 만나 같이 경복궁으로 들어섰다"고 기억했다.

안대희 후보는 사시에 합격하자 서울대를 그만두고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노 전 대통령 역시 사법연수원에 들어갔다. 그 시절 안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을 '형'이라고 부르면서 "술을 사 달라"고 하는 등 가깝게 지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 25세로 당시 최연소 검사로 임용된 안대희 후보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2·3부장을 거쳐 대검찰청 중앙수사본부 과장을 두 번 역임하는 등 검찰의 주요 요직을 두루 거쳤다.

변호사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한 노무현 대통령은 2002년 12월 19일 제 16대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안대희 후보는 노무현 정권 시절인 지난 2003년, 대검 중수부장으로서 여야의 대선지금 수사를 지휘하면서 '국민검사'로 큰 인기를 누렸다.

그는 여당 대선자금 수사의 지류였던 '나라종금 퇴출저지 의혹'을 수사해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안희정 현 충남지사를 구속시켰다. 구속영장이 두 번이나 기각됐는데도 세 번 째 청구된 영장으로 구속시킬 만큼 안희정 지사 구속에 승부수를 걸었다.

또한 2003~2004년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의 이른바 '차떼기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당시 최병렬 대표가 '차떼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자 박근혜 대표가 그 뒤를 이어 '천막당사'의 문을 열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안대희 후보는 검찰 총장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2006년 '검찰 몫'으로 배정된 대법관직에 올랐다.

이렇게 선연(善緣)과 악연(惡緣)이 겹쳐진 안대희 후보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은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끝을 맺게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 닷새째인 지난 2009년 5월 27일, 안대희 후보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았다. 당시 안대희 내정자는 기자들에게 "(노 전 대통령은) 원칙을 지키려고 애쓰고 노력한 분인데, 슬프게 가시니 충격적"이라며 "조금 울었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디지털뉴스팀 기사제보 dn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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